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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성장메이트신화라 Jun 15. 2024

후련한 마지막 수업

야간 기수 마지막 수업이 끝났다

이번 야간 기수 수업은 총 6회.

첫날도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마지막 날도 지속되는 두통과 함께 했다.

몸도 많이 피곤하고 두통까지 있어서 어떻게 네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다.



그 전날 다녀온 여수 강의 때, 한낮의 차 온도가 너무 높아 더위를 먹은 것 같았다.

다음날 푹 쉬어줘야 했는데, 오전에 예약해 둔 필라테스도 다녀오고 막바지 강의 준비를 했더니

쉬지 못하고 컨디션이 나빠진 것이다.



그런 컨디션 치고는 수업은 원활하게 진행됐다.

마지막으로 한 시간 이론 복습을 했고, 한 시간은 정해진 과목 평가를 쳤다.

원장님에게 빌렸던 문제집에 있는 과목별 문제와 PPT로 준비해 간 OX 퀴즈도 풀었다.

남은 시간은 요양보호 업무 관련 유튜브 영상을 함께 시청했다.



이번 기수는 이전 글에 기록했던 대로 우여곡절이 많았던 시간이었다.

재미없다는 강의 피드백을 받은 것도 처음이었고, HRD 훈련생의 출석 체크가 안되기도 했다.

컨디션이 안 좋았던 날도 있었고, 내가 잘 모르는 분야의 과목을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강의 구성은 예전보다 좋아졌다고 생각한다.

재미없다는 피드백 때문이기도 하고, 분량이 적은 과목을 어떻게 주어진 시간 동안 알차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을 많이 했던 시간이었다. 이런 건 어떨까, 저건 어떨까, 오히려 이번 기회로 다음 기수 수업에 도움이 자료를 만들어냈다.



때로는 도서관 강의 한 번 다녀오는 비용과 학원에서 한 달 동안 수업하는 비용이 거의 같은 것에 회의를 느끼기도 했다. 장거리 도서관 강의라고 해도 하루에 이동하는 왕복 포함 6시간 정도인데, 학원 수업은 한 달 24시간 수업한 비용과 거의 같기 때문이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물리치료사 시간제 근무 수당보다 높다'며 학원 수업이 괜찮다고 말했던 내가 생각났다. 그래 나는 간사하다.




강의 시간표


한 기수의 수업이 확정되면 학원에서는 시간표를 준다. 이번 기수는 수업이 끝나면 끝났다는 선을 그었다. 그만큼 빨리 끝내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상 정리를 하다가 이전 시간표를 봤지만, 어느 기수의 시간표에도 수업이 끝나고 선을 그어버린 시간표는 없었다.







나와 나이가 비슷한 남자분이 두 분이었는데, 한 분은 그나마 공부도 열심히 하는 것 같고, 어머니뻘 교육생들이 좋아하는 분이다.  또 한 분은 항상 제일 마지막 줄에 앉아 수업을 듣는지, 안 듣는지 모르는 남자분이 있다. 수업 시작하기 전에 항상 1층에서 담배를 피우고, 쉬는 시간마다 나가서 담배를 피우는 것 같았다.



1교시 수업 시작 전, 컨디션을 올리려고 믹스커피를 타고 있는데, 마침 그분도 커피를 마실건지 오셨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그분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식사는 하고 오셨어요?

-아니요. 끝나고 먹어야죠.

-아, 너무 배고프시겠어요. 고생 많으십니다.

-뭐 그렇죠 (미소)

-일 끝나고 바로 오시는 건가요?

-다들 빨리 오시네요.(마지막은 내 질문이 잘 못 들어간 것 같았다)



생각보다 무뚝뚝하지 않은 분이셨는데, 그동안 무심했던 것 같아 살짝 죄송한 마음도 들었다.

40대 초반의 남성이 50대 이상 여성이 많은 학원에서 적응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 

그렇게 수업 전에 이야기를 한 번 나누고 나서 그런지, 나중에 평가지를 걷으러 자리마다 다니니까 먼저 일어나서 내가 있는 곳까지 오셔서 평가지를 건네어주시더라. 알고 보면 '쏘 서윗한' 경상도 오빠일지도 모른다.




수업이 끝나고 버스 정류장에서



야간 수업이라 항상 퇴근길에 학원까지 데려다주고, 끝나면 데리러 오던 남편이 마지막 날에는 회식으로 오지 못했다. 주간 수업일 때는 항상 집까지 30분 정도 걸어갔는데, 이 날은 두통 때문에 버스를 타고 가기로 했다. 정류장에 있던 교육생 한 분과 마지막 인사를 나누고, 버스 타고 5분 만에 집 근처 정류장에 도착했다.



그래도 나를 아껴주시고 좋아해 주셨던 남자 반장님 덕분에 긴장이 조금 풀렸던 것도 감사하다. TV와 노트북 연결이 안 될 때마다 내게 오셔서 '윈도우+P'라고 알려주신 또 다른 젊은 남자 선생님도 감사하고, 재미난 이야기를 많이 선사해 주신 다른 선생님들과도 재미있던 시간이었다. 



교육생 선생님들의 100% 합격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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