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센티만 더 크면 좋겠다는 욕심
3월부터 일을 시작하게 됐다. 그동안에도 일은 늘 하고 있었지만, 프리랜서가 아닌 소속된 정직원으로 시작하는 일이다. 내 브런치를 관심 있게 보신 분은 알겠지만, 요양보호사 교육원의 강사로 강의를 나가면서 아쉬웠던 요양기관에서의 일을 하게 되었다. 심지어 요양원과 주간보호센터가 함께 있는 노인요양센터다.
일반 병원에 근무하게 되면 이력서와 면접, 인수인계 과정을 거쳐 업무가 시작된다. 필요한 서류는 많아봐야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정도. 하지만 요양보호기관은 그 특성상 전염병에 취약하다. 새로 들어오는 직원의 신체검사도 그래서 필요한 과정이다.
보건소에서 일반채용신체검사를 하고 그 결과지를 가지고 오라는 요청을 받았다. 가까운 보건소에서 검사를 하고 그다음 날 결과지를 받으러 갔는데, 오 세상에 키가 커졌다.
나이가 들면 키가 줄어들기 마련이지만, 이 결과는 운동의 영향이 크다고 본다. 그동안의 내 체형이 라운드 숄더와 거북목, 약간의 골반 비틀어짐 등이 있었다. 1년 가까이 운동을 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게 조금씩 근육이 단단해지고 체형이 곧게 펴졌나 보다. 지난 글에서도 거북목 교정 수업을 듣고 등에 힘을 주는 것을 배웠는데, 그런 부분이 키를 1센티나 키워줬나 보다.
초등학생 때 키가 다 커버려서 항상 아쉬웠다. 5센티만 더 컸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168 정도는 되어야 스튜어디스 꿈이라도 꿔볼 텐데, 키가 안되니 꿈을 꿔볼 생각도 못했다. 163이라는 키가 작은 건 아니지만, '어릴 때 잘 먹였으면 지금보다 더 컸을 텐데'라는 엄마의 아쉬운 말도 나의 아쉬움을 더 높여줬다.
40살이 넘어 평소 알고 있던 '163. 몇'의 키에서 1센티가 더 나왔다는 것은 소소하게 즐거운 일이 되었다. 10개월가량 힘들어하면서 운동을 놓지 않고 있던 것도 뿌듯하다. 등을 좀 더 펴고 다니면서 키가 다시 숨지 않도록 잡아두어야겠다는 마음도 든다. 반올림해서 이젠 165라고 이야기해도 되겠다며 지금도 혼자 뿌듯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