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장메이트신화라 Apr 08. 2022

그래서, 언제까지 쉬어요?

코로나 확진, 오너마다 다른 시스템

귀하는 코로나19 확진으로 감염병 예방법 제41조 및 제43조 등에 따른 격리 대상입니다.



올 것이 왔다. 

5학년인 둘째가 목이 따갑다 했고, 오후부터 열이 올랐다.

다음 날 병원으로 오픈런했다. 신속항원검사는 양성이었다.

사실 나도 목이 칼칼했다. 밤새 열이 오르는 아이 곁에 누군가라도 있어야 했고,

그게 엄마였다.

큰 아이와 남편은 아이가 열이 나면서부터 진작에 다른 방으로 미리 옮겼다.


아이가 확진되고 곧 내 차례가 될 거라는 느낌이 왔다. 토요일 일어나니 목이 꽉 막혔다.

집에 있던 자가진단키트를 얼른 해보니 음성이다. 9시가 되길 기다려 바로 보건소로 갔다.

밀접촉자이기 때문에 PCR를 바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아이가 아프니 집에만 있을터, 

다음날 아침 연락이 오길 기다리면 되는 일이었다.

점점 목을 죄어오듯이 목이 아팠다. 

결과는 양성이다. 미리 격리했던 두 명은 음성이란다.


코로나 초기에는 막 병원에 실려가기도 하고, 2주 자가격리를 했다.

지금은 일주일이다. 그것도 의료진은 3일이라고 했다. 의료인들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일손부족으로 3일만 쉬고 병원으로 출근하는 곳도 많았다. 우리 같은 작은 동네의원에서는 어떻게 될지 몰랐다. 원장님들마다 다 다른 지침을 가지고 있었다. 일주일 쉬게 하는 곳도 있고, 3일 쉬게 하는 곳도 있었다. 3일이라고 하지만 일이 너무 바빠 이틀만 쉬고 나가는 경우도 있다. 어떤 곳은 아예 다들 쉬지 말고 일하자, 이런 분위기도 있단다.

하긴 샤이 오미크론이라고, 걸려도 쉬쉬하면서 병원문을 닫지 않고 영업을 하는 곳도 많다고 알음알음 전해졌다.


총 6명인 우리 의원은 아직 한 명도 확진자가 없었다. 내가 1호가 된 셈이다.

확진이 되고 병원으로 전화하니 원장님은 '알아서 쉬고 나오라'라고 했다. 

그 '알아서'라는 말의 의미가 모호하다. 

긍정적인 남편은 '법적으로 최대 7일이니까 너 쉴 만큼 쉬고 나가면 되지'라고 속 좋은 소리를 한다.

쉬어도 가시방석이다. 

"이러다가 제 자리 없어지는 거 아녜요?"

같이 일하는 실장님에게 전화했다. 

"설마 그러겠냐"


확진 판정이 나고 3일이 지났다.

둘째 아이의 격리기간도 끝나 아이는 학교 갈 준비를 했다.

나도 옷만 입으면 되도록 출근 준비를 같이 했다.

그리고, 병원 사무장에게 전화하니 원장님과 상의해보고 다시 전화를 준단다.


"원장님이 그냥 이번 주 다 쉬고 다음 주 월요일에 출근하랍니다. 

푹 쉬고, 몸조리 잘하이소."


드디어 결제가 떨어졌다.

확실하게 언제까지 쉬어도 된다는 결제.

일하러 나가는 건 상관없는데, 바이러스를 내뿜을까 봐 그게 제일 걱정이었다.

아마 직원들도 다 그런 생각이었겠지.

작은 곳이라 점심도 같은 곳에서 먹는데 혹시나 옮을까 봐, 하는 마음이 다 있을터.

이제 맘 편히 쉴 수 있겠다.


아파도 출근해서 아픈 우리 같은 동네의원에서 전염력이 강한 오미크론 덕분에 일주일을 다 쉬어본다.

휴가철도 아닌 이렇게 벚꽃 흩날리는 계절에 일주일을 쉬어보는 게 처음인듯하다.

그나저나 일주일을 쉬고 나니 벚꽃엔딩이 되어버렸다. 날씨는 곧 여름이 될 것 같다.

주말 지나고 다시, 일상 복귀다. 


매거진의 이전글 동네의원 물리치료실 일지 /조용한 수요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