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팀원들과의 관계
<인간관계의 어려움 1, 2>가 팀장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동료들과의 관계에서 생길 수 있는 관계의 어려움을 생각해 본다.
내가 모든 사람을 좋아할 수 없듯이, 모두가 나를 좋아할 수도 없다. 예수나 부처도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대상은 아니다. 누구든 누구를 좋아할 수도 있고 또 싫어할 수도 있으며, 그 좋아함과 싫어함의 정도도 제각각이므로 그 상황을 단정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달라고 요구할 수도 없다. 우리는 그냥 그러려니 하고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 없는 사실을 떠벌리면서 나에 대해 험담을 한다면, 특히 집단적으로 따돌림이라도 당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면 우리 마음은 몹시 불편해질 수밖에 없다.
직장이란 곳은 하루 이틀 다니고 말 곳이 아니기에, 또 나를 소중히 여겨야 할 사람은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나 자신이기에, 현명하고 적절하게 대처해 나가는 게 중요하다. 물론 각자 자기만의 판단이 먼저겠지만, 감정적인 행동보다는 좀 더 냉철한 모습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먼저 말하고 싶다.
고자질의 내용이 옳고 그름을 떠나서, 분명한 목적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이 말은 상대를 깎아내림으로써 자신을 부각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행동일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물론 팀장이 이런 말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그에게 득(得)보다는 실(失)이 더 클 수도 있지만, 우리가 팀장의 판단까지 확대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무엇보다 없는 사실이나, 어떤 상황을 부당하게 과장해서 말했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혀야 된다. 가장 먼저 팀장에게 제대로 된 사실을 얘기하고, 상대방에게도 분명하게 해 둬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거다.”라는 식으로 그냥 넘어갈 문제는 아니다. “그냥 넘어가는 건 가장 나쁜 방법”이다. 이 문제는 일반적인 “호감이나 비호감”의 문제가 아니라, 나쁜 의도가 있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트러블이 염려되어 내 마음을 숨기는 경우는 없어야 한다. 이 트러블을 만든 사람은 상대방이므로, 이에 대한 책임도 그에게 있다. 아픈 내 마음을 그냥 둬서는 안 된다는 게 무엇보다 중요한 점이다. 혹시나 상대방에게 그럴만한 이유라도 있었는지 알아보고 싶은 여유가 생긴다면, 좀 더 신중한 판단을 할 수 있겠지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상대방이 팀장에게 고자질한 내용이 맞는 사실이라고 해도 범죄 사실이 아닌 한, “당사자”인 나에게 먼저 얘기를 해서 고칠 수 있도록 하는 게 동료를 대하는 옳은 방법이다. 바로 내 옆의 동료가 “감시자”라면, 그래서 서로를 감시하는 게 일상이 되어버렸다면, 얼마나 직장 생활이 힘들고 고달프겠는가? 하루 중 눈 뜨고 있는 시간의 대부분을 감시자의 눈초리 안에서 산다고 생각해 보자. 지옥 같은 직장 생활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하지만 “감시자”가 아닌 “조언자나 혹은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면? 아무리 경쟁 사회라 해도, 우리 주변엔 여전히 이타적인 사람들도 많이 있다.
마음이 무척 힘들고 괴로운 상황이란 게 충분히 짐작된다. 쉽진 않지만 이럴수록 자신감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자신감이 내 표정에서도 드러나면 훨씬 좋다. 최소한 힘든 표정이나 괴로워하는 모습은 보이지 않아야 한다. 약하게 보이면 공격은 더 강해진다.
오래전에 <메이저리그 LA 다저스의 투수였던 박찬호 선수의 2단 옆차기> 사건이란 게 있었다. 당시의 TV 화면이 아직 생생하다. 당시 인터뷰에서 박찬호 선수는, 그때 상대 선수로부터 <무시당함과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고, 그리고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계속 그럴 것 같아서>라고 했다. 이 말속에서 <내 마음을 강하게 해야 되겠다.>라는 뜻도 느껴졌다. 야구 실력이야 최고였지만, 실력 외의 인종이나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과 외로움이 얼마나 컸을까? 그 어려움과 외로움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 아니었을까 싶었다. 그리고 정말 그를 응원했다.
위의 박찬호 선수처럼 한 번은 강하게 부딪힐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억울하다면,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풀어내는 게 뒤에 후회를 하지 않는 방법이다.
하지만, 항상 그런 건 아니다. 상대에 따라서 오히려 모른 척, 당당하게 무시하는 게 더 좋을 수도 있다. 아무리 쑤셔도 끄떡하지 않고 너무나 태연해서, 그래서 자신(들)의 예상과 다른 모습을 보게 되면, 오히려 놀라는 쪽은 그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연히 부딪힐 때 웃어주거나 “나를 ~~~라고 했다더라...”라고 말해주는 것도 나를 강하게 보이는 방법일 수 있다. 이렇게 담담하게 대응하는 것과 마음을 숨기고 참는 것과는 다르다. 동시에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더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담담하기는 말처럼 결코 쉽지가 않다. 스스로 견디기 힘들다는 생각이 들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망설이지 말자. 가까이 있는 편한 동료 직원 아무나 괜찮고 또 회사 내외의 상담 센터도 괜찮다. 내가 전부 다 안다고 생각하지는 말고. 아는 것도 남을 통해서 다시 듣다 보면 확신이 된다. 그리고 행동도 함께하면 힘이 덜 든다.
만약, 집단적인 따돌림이라면 고민을 하지 말자. 혼자서 상황을 바로잡기엔 너무 많은 비용이 든다. 그냥, 이직할 만큼 준비해서 나오면 그만이다. “형사 처벌을 할 것인가?"는 그냥 덤이다.
우리 주변에는 법 없이도 살 수 있는 사람들이 훨씬 더 많지만, 극소수의 범법자들 때문에 많은 희생을 치르고 비용을 지불하는 게 우리 인간 사회의 모습이다. 그러므로 우리 주변 어디에나, 습관적으로 잘 난 체 하거나 남을 괴롭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은 별로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어떤 상황이든 그냥 그렇다고 생각하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면 좋겠다는 말을 하고 싶다는 게, 이 주제를 정한 이유다.
즐거운 직장 생활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