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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명선 Oct 25. 2017

D-5. 혼인서약서

미루고 미뤄뒀던 혼인서약서를 오늘에야 썼다.

데드라인이 오늘까지여서 어쩔 수 없었다. 


엄청 잘 썼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지만, 

하고 싶은 말은 다 담았다.



혼인서약서


오늘부터 제 남편이 될 사람에 대해, 

저는 많은 것을 알지는 못합니다.


그저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장르 및 기기를 불문하고 좋은 게임은 모두 즐긴다는 것과

굴을 절대 못 먹는다는 것과

늦잠자는 것을 정말 좋아한다는 것 정도를 알고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성공하겠다는 야망은 별로 없지만

행복한 가정을 꾸리겠다는 야망은 많은 사람입니다.


현재 다니는 직장에 만족하며 안분지족의 삶을 꿈꾸지만, 

제가 성공이 불확실하지만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한다고 했을 때,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응원해주는 사람입니다. 


3년을 사귀었지만 이 사람에 대해 아직 모르는 점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확실하게 아는 점은, 

이 사람은 귀찮아서라도 바람은 안 피울 거라는 점과

제가 힘들어할 때 말없이 안아줄 거라는 점입니다.

  

저는 오늘 이 사람을 남편으로 맞이하여 

존중하고 믿어주고 채워주는 아내가 되겠습니다. 

좋아하는 마음으로 부족할 때는 노력해서 사랑하겠습니다.


이 마음 그대로 변치 않을 것을 

오늘 이 자리에 모여주신 소중한 분들 앞에서 진심을 다해 서약합니다. 


-   신부 김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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