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명선 May 05. 2018

[모임 공지]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시 만酒모임

"혼자 있으면 손목을 그을 것 같은 칼날 같은 햇빛"  

1.

백영옥 작가의 책 중에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시 조찬모임>이라는 제목의 소설이 있다. 

실연에 대한 이야기다. 

정확히는 헤어진 연인을 못잊고 슬퍼하는 이야기.


책 속에서는 동명의 모임이 실제로 열린다. 

한 식당에 실연당한 사람들끼리 아침 7시에 모여서 아침밥을 먹고, 실연과 관련한 소지품을 교환하고, 실연에 대한 영화를 본다. 

이 모임은 알고보니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정교하게 설계된 결혼정보회사의 기획이었다.


그리고 나는, 이 모임을 카피해 보기로 했다.

아침 7시에 일어날 자신은 없기에, 아침을 저녁으로 바꾸고

서점에서 밥을 만들수는 없기에, 밥을 술로 바꿔서


'실연당한 사람들의 일곱시 만주모임'을 열어본다.


2.

사실 내가 이 모임을 열기에 적합한 사람인지는 모르겠다.

왜냐하면 연애의 무덤, 실연의 무덤이라고 할 수 있는 결혼을 한 유부녀이기 때문이다.

(결혼한지는 6개월 되었고, 현재 나이는 29살이다)


하지만 현재의 남편을 만나기 전까지 내 20대는 실연의 역사였다.

1년 반을 사귀었던 첫 남자친구에게 차였지만 스팸문자를 보내는 등 질척댔으며, 

1주일을 사귀었던 남자친구라고 말하기에 애매한 사람에게는 전화로 차였다. 

그리고 두 손가락으로 꼽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을 짝사랑했다. 

일부는 썸으로 진화하기도 했지만 끝은 역시 실연이었다.

금사빠 기질을 가진 덕분에(?) 대체로 언제나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기는 했지만,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게 행복하기만 한 일은 절대 아니었다. 

(분명히 해두자면, 난 짝사랑의 끝도 실연이라고 생각한다)


내 실연의 역사는 열면 곧바로 쏟아질 옷장 안에 정리되지 않은 채 닫혀있다.

그리고 가끔씩 쏟아져 나와서 이불을 차게 만들고, 혼잣말을 중얼거리게 만든다.


이제는 좀 정면으로 마주보고 정리를 해야 되지 않나... 싶다.


3.

아직 모임의 구체적인 프로그램을 짜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이 모임은 다음과 같이 진행될 것이다.


- 서점에서 1시간 30분~2시간 정도 1차 실연토크 (with 주인장의 분명한 가이드)

- 근처 술집으로 이동해 끝을 알 수 없는 2차 실연토크 (술값은 1/n)


1차 실연토크는 아마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할 것 같다.

- 나의 실연의 역사 털어놓기(그XX, 그X에 대한 건설적 욕하기)
- 실연 기간 중에 도움을 주었던 영화, 음악, 드라마 등에 대해 이야기하기(음악은 직접 들어봄) 
- 내가 실연에서 배운 것 돌아보기
- 앞으로 실연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할지 생각해보기
- 나에게 사랑은 뭘까? 생각해보기

쓰고 나니 좀 오글거릴 거 같기도 하다. 

너무 오글거리지 않게 잘 진행해보려 한다.


4.

참가자격은 '실연을 경험해본 2030남녀'로 한정한다.(10대와 40대 이상 분들께 죄송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다음과 같다.


- 짝사랑에 실패한 남녀
- 잊을 수 없는 연인이 있는 남녀
- 이혼한 남녀


5.

#정리


- 일시 : 2018년 5월 19일 토요일 오후 7시 ~ ?


- 장소 : 수원 리지블루스


- 참가비 : 1만원 

 > 술 및 간단한 주전부리 구입에 사용할 예정

 > 모임 3일 전(5/16 저녁 7시 30분)까지 취소시 환불 가능


- 모집인원 : 최소 2명~최대 8명 

>> 입금순서 기준 선착순
>> 새로운 사랑의 시작은 응원하는 바이나, 미팅 모임이 아니기 때문에 성비는 한쪽으로 쏠릴 수 있음 


- 신청 방법 : 구글 서베이 링크를 통해 신청 (계좌번호도 여기 적혀있음)


- 문의 사항 : 댓글 및 인스타그램 DM(@bookstore_lizzyblues)


*주의사항

- 적은 술과 간단한 주전부리만 준비 예정. 저녁은 든든히 드시고 오시길!

- 술 종목은 와인/소주/맥주 중에서 참가자들의 투표를 통해 선택할 예정

- 서점에서 진행되는 1차 실연토크에서는 매우 적은 양의 술만 마실 예정. 술 강권은 전혀 없을 것이며, 술을 원하지 않는 분께는 따뜻한 차를 대접할 예정  


매거진의 이전글 [책모임 공지] 슬픔 산책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