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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yung Yi Yoo Oct 26. 2016

7년의 밤

나는 내 아버지의 사형집행인이었다

우연히 본가에 들렀다가 아버지가 정유정 님의 '종의 기원'을 읽고 계셨다.


한국인이 지은 '이기적 유전자' 같은 책인가 하고 아무 생각 없이 넘어갔었는데..(사실 소설을 자주 읽지 않아서


그게 소설 인지도 몰랐다)


이후, 사무실에 직원 2명이 정유정 님의 '7년의 밤'을 동시에 읽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

니 : " 왜 너희들은 한 명이 사서 서로 빌려보면 되지, 각자 사서 읽냐?"

너희들 1,2 : "엄청 재미있다고 소문나서, 어쩌다 보니 둘이 동시에 샀어요"

너희들 2 : "저 앞에만 살짝 읽었는데, 그냥 차장님 빌려 드릴게요. 빨리 보고 돌려주세요"

나 : "고맙다"


이리하여 본 도서를 읽게 되었다. 배경지식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그냥 읽기 시작하였는데 '스릴러'물의 소설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진짜 재미있다', '외국소설에 전혀 뒤지지 않는 치밀한 구성', 메타포를 통한 심리상태 표현' 이 뛰어나다.  주말까지 포함 새벽 2시까지 단숨에 읽어버렸다.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해서...



책 소개(알라딘 인용)

                                                        

제1회 세계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 제5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내 심장을 쏴라> 작가 정유정의 장편소설. 수상 이후 오랜 시간 준비하여 야심 차게 내놓는 소설로, 치밀한 사전 조사와 압도적인 상상력으로 무장한 작품이다. 7년의 밤 동안 아버지와 아들에게 일어난 슬프고 신비로우며 통렬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세령호의 재앙이라 불리는 사건에서 살아남은 열두 살 서원, 세상은 그에게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올가미를 덧씌운다. 친척집을 전전하던 끝에 결국 모두에게 버려진 서원은 세령 마을에서 한집에서 지냈던 승환을 다시 만나 함께 살기 시작한다. 

소설가이자 아버지의 부하직원이었던 승환에게 의지하며 새로운 삶을 시작하려던 서원에게 아버지의 사형집행 확정 소식이 칼처럼 날아들고 서원에게 '살인마의 아들'이라는 낙인을 찍은 잡지 '선데이매거진'이 그를 세상으로부터 내몬다. 서원은 세간의 눈을 피해 승환과 떠돌이 생활을 하며 승환에게 잠수를 배우며 살아간다. 

세령호의 재앙으로부터 7년 후, 등대마을에서 조용히 지내던 승환과 서원은 야간 스쿠버다이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청년들을 구조하게 된다. 이 사건으로 인해 세간의 관심을 다시 받게 된 서원은 발신자를 알 수 없는 상자를 배달받는다. 상자 속에 들어 있던 소설은 승환이 쓴 것으로 7년 전의 세령호의 재앙이 낱낱이 기록되어 있는데…



스포일러 방지를 위해 책 소개는 여기까지만 되어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인터넷 서치를 해보니 소설책 보다 영화가 먼저 검색이 되었다. 본 소설에서 사이코패스 악역인 '오영제' 역을 '장동건'이 담당한다고 하니 매우 기대가 되는 영화이다.


책 마지막에는 '작가의 말'이라는 chapter 가 있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에 그녀가 소설에 담고 싶었던 것을 말해준다.



 운명은 때로 우리에게 감미로운 산들바람을 보내고 때론 따듯한 태양빛을 선사하며, 때로는  삶의 계곡에 '불행'이라는 질풍을 불어넣고 일상을 뒤흔든다. 우리는 최선의 - 적어도 그렇다고  판단한 - 선택으로 질풍을 피하거나 질풍에 맞서려 한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최선을 두고 최악의 패를 잡은 이해 못 할 상황도 빈번하게 벌어진다.(일간지 사회면을 점령하고 있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그 증거일 것이다.)


 사실과 진실 사이에는 바로 이 '그러나'가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야기되지 않은, 혹은 이야기할 수 없는 '어떤 세계'. 불편하고 혼란스럽지만 우리가 한사코 들여다봐야 하는 세계이기도 하다. 왜 그래야 하냐고 묻는다면, 우리는 모두 '그러나'를 피해 갈 수 없는 존재기 때문이라고 대답하겠다.

 이 소설은 '그러나'에 관한 이야기다. 한순간의 실수로 인해 파멸의 질주를 멈출 수 없었던 한 사내의 이야기이자, 누구에게나 있는 자기만의 지옥에 관한 이야기며, 물러설 곳 없는 벼랑 끝에서 자신의 생을 걸어 지켜낸 '무엇'에 관한 이야기기도 하다.


 소설을 끝내던 날, 나는 책상에 엎드린 채 간절하게 바랐다. '그러나' 우리들이, 빅터 프랭클의 저 유명한 말처럼,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삶에 대해 '예스'라고 대답할 수 있기를......



 나의 '그러나'는 무엇이고 내 생을 걸어 지켜낸, 지켜낼 '무엇'에 관한 것이 있는지 고민해 봐야겠다. 소설처럼 가족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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