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머문 생각] 탁구

작고 하얀 둥근 너

by 옥서연

흡...

호흡을 멈춘다

온 정신을 모아

다칠세라 깨질세라

손안에 고이 품었던

작고 하얀 둥근 너, 떠나보낸다


작고 하얀 둥근 너

기다렸다는 듯

마주하는 이에 힘입어

무대 위를 넘나들며

숨겨둔 재주를 잔뜩 부린다


작은 네가 무얼 할까 싶었지만

이곳저곳 오가며

작고 하얀 둥근 너의 춤사위에

마주하는 이들의 삶 관조한다


곧고 혹은 강직하게

부드럽게 때론 강렬하게

묵직하거나 가볍거나

날카롭거나 화려하거나

때론 익살스럽게

팔색조의 향연이어라


작고 하얀 둥근 너

한참을 재주 부린 너

갸륵한 맘 담아 손에 품으며

다음 무대의 너를 위해

다시, 나를 돌아본다


흡...

호흡을 가다듬고

온 정신을 모아

매 순간 청명한 기운으로

작고 하얀 둥근 너

마주하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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