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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상남 Jun 17. 2020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과연?

안녕하세요. <나의 독일 유학 생존기>를 작성 중인 자상남입니다 ^0^. 스스로 활력을 불어넣고 이 시간을 의미 있게 보내고 싶어 적기 시작한 브런치 글이 벌써 130개가 넘었습니다. 축적의 힘은 대단하네요. 부족한 글을 늘 읽어주시고 '좋아요'도 눌러주셔서 감사합니다. 브런치 구독자 88명에 매거진 구독자 23명까지 합치면 110명이 제 독일 유학 생존기를 구독하시는군요. 제가 생각해도 대단합니다. 제 글을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구독하시다니... 점점 읽기와 쓰기가 외면받는 시대에 이것은 으메이징 미라클이 아닐까 싶네요. :-)


저는 애초에 불특정 다수와 깜짝 소통을 나눌 목적으로 브런치를 가입했었습니다. 철저히 사생활을 중시하는 제 가치관에서 통성명조차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제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은 사실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글을 정리해 주기적으로 올리는 것조차 쉽지 않네요. 


과연 익명의 가상공간에서 사람들과 소통을 할 수 있을까?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아무리 SNS상이라도 모르는 사람과는 동호회도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오로지 오프라인 만남과 소통을 선호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군가는 자기의 이야기를 서슴없이 들려줍니다. 궁금했습니다.


2년의 유학생활을 마무리해가는 이 시점에, 그 짧은 2년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음을 느낍니다. 그중 나에 대한 것보다 오히려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것에 변화가 왔다는 것입니다. 저는 세상이 인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 인간성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어야 한다고 믿습니다. 교과서에서 볼 법한 다른 사람을 돕는 것을 넘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것들이 그런 인류애에 속한다고 생각합니다. 간섭하며 타인의 삶의 방향을 이래라저래라 하는 오지랖과는 다른 개념입니다. 


이 브런치를 올해 안에 엮어 책을 한 권 쓰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2년의 시행착오를 겪어오면서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다고 느낍니다. 좋은 책을 쓸지는 몰라도, 책을 쓰느냐 마느냐는 제 의지에 달린 것일 테니까요. 


얼마 전 누군가에게 상담을 받았습니다. 나의 생각과 인식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그분으로부터 그것에 대한 생각과 판단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제언도 들었습니다. 상담이라는 것이 참 익숙한 것이었는데 오랜 시간 잊고 있다가 우연한 기회에 털어놓았을 뿐인데 때로는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때로는 알고 있던 정보를 확고하게 확인하기도, 때로는 털어놓았다는 생각에 짧은 위로를 받아 치유의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구나. 다시 한번 느끼고, 인간성에 대한 확신을 해봅니다. 




제가 유학을 떠나기 전 독일 유학에 도전한 많은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관심도 없던 유학을 진로로 선택하고, 그 그리고 독일이라는 뜬금없는 나라를 선택하고 나니 주변에 그보다 일찍 독일 유학을 준비한 사람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신기했고, 왠지 모를 동지의식도 생겼습니다. 


그런데 참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그중 대부분이 중도에 포기를 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많은 비용과 시간만 사용된 채 아쉬움만 가득한 선택이 돼버렸습니다. 물론, 마음속으로 완전히 포기하지 않으나 현실적인 여건으로 '일단' 포기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준비 자체도 비용이 많이 들뿐더러, 다른 무언가와 병행을 하며 준비하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문제는, 그것이 유학 전의 고민일 뿐이고 유학이 시작되면 정말 마주해야 할 큰 산이 보인다는 사실입니다. 그리고 유학이 끝나면? 그러면 정말 우리 같은 젊은이들은 역사적인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떤 커리어를 고를 것이냐, 어떻게 합격할 것이냐,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이냐... 많은 질문이 우리를 기다립니다. 그 질문에 답을 찾아가고자 그 길을 걸으며 글로써 사유하는 것이 이 브런치의 역할입니다. 


무엇이든지 물어보세요.


뭔가 연예인이 된 듯한 착각이 듭니다. 제가 뭐라고... 그런데, 말없이 '독일 유학 조건', '독일 유학 어때요'를 검색하며 제 브런치를 찾으시는 브런치 회원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매일매일 글은 안 써도 조회수를 한 번씩 살피는 제게 통계가 말해줍니다. 


비단 독일 유학과 생활, 공부뿐만 아니라, 제 글을 읽으신 분들이 제가 적은 수많은 생각의 회로에 대해 동의할 수도, 질문할 수도, 반론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용기를 내 조금 더 적극적인 소통을 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당신의 색깔을 배우고 싶습니다. 


어릴 적 멘토링을 했을 때처럼, 완벽하진 않아도 갖고 있는 것은 충분히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이 지나면 저는 유학을 마무리하게 되니 하나는 시작과 끝을 하게 되는 거니까요. 그러면 누군가에게 말할 수 있는 자격은 생기지 않을까요? 물론, 누구나 자격은 있을테니까요. 그래서 용기를 내봅니다. 


무엇이든 댓글로 물어봐주세요. 유학이 아니어도, 제 생각에 대해서, 우리의 삶에 대해서. 댓글이 부끄러우시면 kmoon@mail.uni-mannheim.de로 메일 보내주세요. 독일은 이메일과 우체통을 철저히 확인해야 하는 문화의 나라서요^^


"바둑에 미생과 완생이 있지. 우린 모두 미생이야!"


아프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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