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간 반올림을 보태어 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어느덧 10년차. 풀리지 않는 전대미문의 수수께끼 중 하나는 월요병이다. 월요일은 왜 유독 힘든 것일까. 해결책까진 아니지만 납득할 수 있는 나름의 이유는 찾았는데, 주말과 평일의 텐션이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평일의 텐션이 약 100이라면 주말의 텐션은 50 혹은 70 그 언저리가 아닐까 생각한다. 팽팽하게 당겨져 있는 고무줄을 놓아버리는 건 쉽지만, 느슨한 고무줄을 다시 팽팽하게 당기려면 그만한 힘이 필요하다. 우리 직장인에게 월요일이란 느슨해진 고무줄을 다시 팽팽하게 당겨야하는 유독 힘든 시간인 것이다.
힘든 월요일을 극복하는 방법도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대개는 그저 월요일을 절규하다가 반강제적으로 서서히 텐션을 높여가며 적응한다. 예비신부인 나는 새로운 방법을 찾아냈는데, 예비신랑을 생각하는 것이다. 예비신랑, 그러니까 남자친구는 나의 평화다. 언제나 환한 웃음을 짓고 있는 그의 얼굴을 떠올리면 힘든 월요일도, 얄미웠던 회사 사람도, 들고 있던 근심걱정도 작은 문제가 되어 버린다. 사담을 나눈 적 없는 몇몇 직장동료는 나를 이렇게 묘사한 적이 있다. ‘대문자 T’ ‘다른 사람 말에 연연하지 않는 사람’ ‘논리적으로 행동할 사람’. 밖에서 이런 말을 듣는 나는 남자친구 앞에서 베시시 웃으며 화 한번 제대로 내지 않는데, 한번은 스스로도 이런 모습이 이질적일 때가 있어 이렇게 말하곤 했다. “회사에 있다가 여기서 이렇게 웃고 있으니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아.”
월요일 출근 길, 운전대를 잡고 상상해본다. 내리 주말을 남자친구와 꼭 붙어 지내고, 평화의 땅을 떠나 전쟁터를 향하는 비장한 마음이 되어갈 즈음이다. ‘다른 이들도 그렇겠지?’ 다른 사람들 역시 직장에서의 모습, 정확하게는 직장에서의 역할에 따라 걸맞는 옷을 입고 살지만 가정에서는 자신만의 옷을 입겠지 하고 말이다. 어쩌면 그 모습은 내가 전혀 상상할 수 있는 모습일 수도 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꽤 많은 타인들이 이해되는 기분이다. 우리가 모든 곳에서 모든 순간에 모든 사람에게 그저 좋은 사람일 수 없는 이유를. ‘프로페셔널하다’라는 말의 좀 더 짙은 의미를.
그러니까 나는 이제 그만 이 글을 마무리해야 한다. 예비신부라는 옷을 벗고 일터에서 주어진 역할의 옷을 입을 때다. 하지만 마음 속엔 계속해서 나의 작은 평화를 떠올릴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