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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Z맘 Apr 17. 2024

인싸 아가씨에서 아싸 아줌마로

사회성 결여가 아니라 모성애 강화라고나 할까

아이가 태어나기 전의 나는, 인싸(inside)였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고 모임을 만드는 걸 좋아했으며 회식도 좋아했다. 심지어 직장에서도 말이다.


직장에서 친목 총무를 도맡기도 하고 직장 내에서 영어회화 동호회를 만들어 운영하기도 했으며 매주 운동 동호회에도 나갔고 동아리가 생기면 여기저기 가입하고 활동했다.


월화수목금토일 중 약속이 없는 요일이 거의 없었다.

부모님이 같은 집에 사는데도 얼굴 보기 힘들어서 ”너는 쉐어하우스에 사니?“라고 할 정도였다.


사람들이랑 어울리기는 것이 좋기도 했고 직장 내에서 이렇게 친목을 도모하는 것이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서 필요한 요소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복직을 하고 며칠이 지나니 쪽지가 왔다.

”올해 친목회 가입하실 건가요?“

“아니오. 올해는 가입을 하지 않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다.


가입하면 회식도 잦을 거고 여기저기 소모임에도 가입하고 싶을 거고 그러면 아이랑 보낼 시간도 없고 괜히 아이 때문에 못 가면 속상할 수도 있으니 애당초 가입을 하지 말자 했다.


혹시라도 친목회 같이 하면 좋을 텐데요라고 다시 물어보시면 그냥 다시 가입한다 할까? 고민하는 찰나에

‘네 알겠습니다.’라고 칼답이 왔다.


그렇게 나는 아이와 보낼 시간을 위해 자발적 아싸(outside)가 되었다.


내가 안 한다고 한 건대 슬프고 허했다.

복직을 해도 온전히 끼지 못하는 이 느낌.

아이를 위해 나의 사회생활 일부를 포기하는 이 상황.


얼마 전에 칼럼에서 본 연구 보고서가 떠올랐다. 엄마들이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사회성이 결여된다는데 이건 잘못된 표현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성적인 엄마들도 아기 친구 만들어주겠다고 문화센터 가서, 동네 카페에 가서 비슷한 개월 수 만나면 괜히 ‘몇 개월이에요? ‘ 물어보고 또 만나자며 연락처를 주고받는 일이 빈번하다.


이렇게 연락처를 주고받고 만남을 약속하고도 정해진 약속 시간에 못 가거나, 쉽게 만나지 못한다. 그건 지금 그 엄마들에게 젤 중요한 건 아이이고 그 아이의 낮잠시간,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서 하루 스케줄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내가 회사 친목회에 가입하지 않는 것, 친구들을 덜 만나는 것, 동호회에 나가지 않는 것은 사회성이 결여된 것이 아니라 모성애가 강해진 것이 아닐까?


이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고,

아직은 내가 아이에게 좀 더 집중해야 할 때이고

그 사회생활을 할 시간에 내 아이와 함께 하는 게 더 중요하니까.


그래서 오늘도 나는 아싸가 되어 육아시간을 쓴다.

회사에서  퇴근하고, 집으로 또 다른 출근을 해서

내 사회생활은 접어두고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로, 키즈카페로, 문화센터로 아이의 사회생활을 같이 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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