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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Z맘 Mar 20. 2024

26개월에 시작하는 너의 첫 사회생활

그리고서야 생긴 소중하고도 짧은 나만의 시간

네 나이 만 2살.

26개월에 시작하는 너의 첫 사회생활.

그리고서야 생긴 소중하고도 짧은 나만의 시간.


어린이집을 처음 가는 적절한 시기에 대해서 여러 차례 고민을 했다.

요즘은 돌 좀 지나면 어린이집에 가는 친구들도 있고 3살까지는 가정보육을 하다가 그 후에 어린이집에 가는 친구들도 가끔 있다.


정답은 없다. 여러 가지 상황과 저마다 다른 형편 따라 결정하는 것이지.

무엇보다 주양육자의 판단이 중요한 것 같다.

주양육자가 아닌 사람이 옆에서 왈가왈부하면 화가 난다.


가정보육을 하는 내내 즐거운 기억들이 많지만 정말 힘들기도 했다.

화장실 용무도 아이를 안고 봐야 했고 아이 밥을 삼시세끼 챙겨주면 나는 진이 빠져서 빵과 커피로 대충 때우기 일쑤였다.


집에서 낮잠을 잘 자지 않는 아이라 차를 태워서 낮잠을 재우고

나는 어두컴컴한 지하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차 안에서 늦은 점심을 먹거나 인터넷으로 장을 보곤 했다.


아파도 홀로 병원 갈 시간이 없어서 웬만한 건 진통제를 먹고 참거나

참을 수 없는 진료들은 아이를 안고 잇몸치료를, 물리치료를 받았다.


또 매일 밤 잠 들기 전, 내일은 뭐 하고 놀아주지? 어디 데리고 가지?

매일 아이를 위한 교육과정을 고민하면서 이것저것 찾아보다 충혈된 눈으로 잠들었다.


내 시간은 1분 1초도 없을 정도로

아이는 온종일 나를 필요로 했고 나의 품을 갈구했고 나의 관심을 온전히 받기를 원했으며 나에게 집착했다.


그래도 나의 노고와 수고로 아이가 말을 엄청 잘하게 되었고

큰 탈 없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는 것을 위안 삼으면서 그렇게 2년의 시간을 보냈다.


복직을 앞두고 아이의 어린이집 적응 기간을 보내고 있다.

조그마한 덩치에 자기보다 더 큰 어린이집 가방을 메고 등원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다.

그리고 너무 기쁘다!


드디어 아이의 등원으로 어렵게 생긴 짧은 나만의 시간.

적응기간인터라 2-3시간뿐이라 더욱 더 소중한 1분 1초.


오늘의 나만의 시간에는 육아로 고장 난 허리를 치료하러 갔다.

물리치료를 받으면서 나는 또 아이의 영상을 보고 있다.

몸은 쉬면서도 마음으론 아이를 또 육아하고 있다. 병이다.


이렇게 나에게 집착하던 아이가 더 크고 친구들과 함께 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고 더 넓은 세상에 적응하게 되면

그때는 이 때를 그리워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 이렇게 쓰면서도 아이의 하원 시간을 나는 지연시키고 있다.

참으로 모순이다.


짧은 충전을 했으니 또 아이에게 더 집중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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