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촌호수 & 올림픽 공원》잠실역부터 올림픽공원역

예술 공간이야기

《석촌호수 & 올림픽 공원》 2호선 잠실역부터 9호선 올림픽공원역까지



오랜만이죠?


정서적 여유가 없는 몇 달을 지내고 근래에 조금 여유가 생겼어요. 근데, 밀린 일들 처리하고 주변 정리하고 눈앞에 바쁜 일들 하나씩 해치우다 보니,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 머릿속에 담아둔 채로 시간이 또 훌~쩍 지났네요.


오늘, 준비했던 강의가 마무리되기도 했고, 내일은 주말이고, 이래저래 여유를 부리고 싶은 날이라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물리적 산책 대신 글을 쓰며 마음의 산책을 떠나봅니다. 제가 자주 글을 안 올리니까 지인들은 '어디 못 다녀서 글감이 없지?'라고 얘기하던데, 전~~~혀요. 저 정말 잘 다니거든요 ㅎㅎㅎ그리고 지칠 때까지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보는 스타일이라 한번 나가면 거의 한 달 치 글감을 찾아옵니다. 순전히 주변 일들에 밀려 포스팅이 늦어진 것뿐이니, 앞으로는 좀 바지런히 움직여서 임시 저장되어 있는 29개의 글을 빠른 시간 내에 마무리 지어야겠어요.


오늘 소개드릴 예술공간은 공공 공간입니다. 물론 이전 장소들도 공공의 성격을 지니고 있긴 했지만 그보다는 더 확장된 공공장소로, 시간 구애 없이, 별도의 비용 없이 둘러볼 수 있는 곳입니다. 얼마 전 친구와 다녀왔는데 꼭 소개해드리고 싶었어요. 당장은 코로나 4단계라는 큰 장애물이 있으니... 나중에, 안전 수칙 잘 지켜서 사람들이 많이 모이지 않을 시간대에 다녀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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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김정기 전시 아트 엽서 및 송파구 관광정보 센터에서 판매 중인 기념품 (우) 올림픽공원 '세계 평화의 문'© 네버레스 홀리다

잠실역엔 볼거리가 많죠. 놀이기구를 잘 못 타서 롯데월드를 가진 않지만 대신 미술관, 갤러리, 콘서트홀 등엔 종종 갑니다. 아, 롯데월드타워도 가끔 가요. 그러고 보니 남산 N 타워도, 한화 63 시티(63 빌딩)도 작년과 올해 좀 자주 갔네요. 사실 올라가도 그렇게 특별한 건 없는데 그럴 때가 가끔 있더라고요, 평소에 안 가던 곳에 가고 싶은 때가. 롯데 뮤지엄은 유료로 운영되지만 개관 이래로 입장권 가격이 아깝다고 느꼈던 전시는 없었어요, 아직 까진요. 이번 주말에 종료하는 《김정기-디 아더 사이드》전도 재밌게 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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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 롯데월드타워 잔디마당 Jaume Plensa(하우메 플렌자)의 (2016, 스페인) (오) 롯데콘서트홀 외부 © 네버레스 홀리다


그 외에도 잠실역엔 볼거리가 많습니다. ‘서울에 살면서도 남산 안 가본 사람이 수두룩하다.’라고 표현할 만큼, 사실 아무리 좋은 곳이 있어도 관심이 없으면 잘 찾게 되진 않죠. 석촌호수도 그중 하나고요. 롯데월드~석촌호수~방이 맛골~올림픽공원에 이르는 2.31㎢은 2012년에 서울시 제2012-58호로 고시된 관광특구입니다. 관광특구는 '외국인 유치 촉진 등을 위해 관광여건을 집중적으로 조성할 필요가 있는 지역을 법으로 지정한 곳'으로, 전국 13개 시ㆍ도 31개에 관광특구가 있어요. 잘 정돈된 이곳을 주민들과 시민들이 함께 애용하고 있는데, 걸어보면 아시겠지만 정말 길이 잘 닦여있습니다.


285,757㎡의 석촌호수는 송파 대로를 기준으로 총 둘레 2.5km에 달하는 동호(東湖)와 서호(西湖)로 나뉩니다. 봄이면 호수 주변을 따라 벚꽃축제가 열려 상춘객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스위트 스완’,‘러버덕’,‘ 슈퍼문’, ‘컴페니언’등 대형 예술작품을 호수 위에 띄우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몇 백만이 넘는 관람객들을 끌어모은 곳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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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에 띄워졌던 공공미술작품들 © 롯데


뭐, 한두 번 가면서 굳이 동호와 서호의 구분을 알아야 하나 싶은데, 알아야 길을 찾기 수월합니다. 동호에는 송파 관광정보 센터, 송호정, 만남의 광장 등이 서호에는 롯데월드 어드벤처, 수변무대, 놀이마당, 장미원 등이 있어요. 최근 서호에 문화실험공간 ‘호수’라는 공간이 생겼는데, 일종의 주민문화센터로 타 지역 주민들도 이용 가능합니다. 이전에 민간에서 운영하던 레스토랑이 있었는데, 계약 종료와 함께 공공공간으로 탈바꿈했어요. 3층 규모로 그리 크진 않지만 공연 전시홀, 다양성 영화관, 악기 라운지, 쿠킹 스튜디오, 호수네 정원, 스마트 헬스 케어존 등의 콘셉트 공간으로 꾸몄고, 1층에는 음료를 파는 자그마한 카페도 있어 쉬어가기 좋아요. 또 음악공연과 원데이 클래스도 부정기적으로 진행하는데,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에서 신청하면 무료 참여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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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실험공간 '호수' 내외 정경 © 네버레스 홀리다


제가 방문했던 날엔 오후에 열릴 소규모 라이브 콘서트 연습이 한창이었지만 매 층마다 전시된 작품들과 공간들을 둘러보기에는 불편함이 없었어요. 공간 구석구석 짜임새와 느낌도 좋았지만 무엇보다 전망이 압권입니다. 게다가 이 모든 시설을 무료로 즐길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고요. 호수를 걷다가 지칠 때 쉬어갈 수 있는 곳이자, 무언가를 배울 수 있고, 또 사색하며 전망을 즐길 수 있는 곳인데, 아직은 용기 있게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사람들이 많진 않더라고요. 덕분에 여유롭게 관람했어요.

층마다 세심하게 배려한 소품들과 공간들로 짜임새 있게 채워져 있고 어떤 전망 좋은 카페와 비교해도 전혀 꿀리지 않을뿐더러 이곳까지 걸어오는 길에 롯데월드 어드벤처가 있어 호수를 따라 걷는 기분도 사뭇 다르더라고요. 상상의 공간을 걷고 있는 듯 좀 비현실적인 느낌이랄까? 그래서 한참 동안 풍경에 취해 앉아 있다가 다음 장소로 이동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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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역에서 올림픽 공원으로 가는 길에 만나게 되는 공공미술 그리고 쇼윈도 전시 © 네버레스 홀리다


올림픽 공원으로 가려면, 서호에서 동호 방향으로 다시 올라와야 합니다. 롯데월드타워 잔디 마당에 있는 하우메 플렌자의 <possibilites>쪽으로 올라와서 그 앞 큰길을 따라가면 돼요. 신작로 한편으로는 백화점 명품 매장 쇼윈도가 반대편으로는 도로가 인접해있는데, 쇼윈도랑 도로 중간을 번갈아 보면서 한 20여 분 정도 천천히 걸어내려가면 올림픽 공원입니다. 정면에 독립문처럼 생긴 조형물인 '세계 평화의 문'이 바로 보여서 길을 잃을 염려도 없어요.


명품을 선호하진 않지만 명품 매장의 디스플레이는 눈여겨보는 편인데 다른 매장들의 쇼윈도도 볼거리가 많았지만 그날엔 에르메스 매장 쇼윈도가 확 눈에 띄더라고요. 사람 눈은 다 비슷한지, 저랑 친구도 멈춰 서서 사진을 찍었지만 다른 분들도 꽤 여럿 찍어가셨어요. 계절감이 잘 드러나고 아기자기해서 쭉쭉 뻗거나 모던한 거리 풍경과 대비되어 더 잘 보이더라고요.


또 이 길은 88 올림픽 경기장을 위해 정돈된 길로, 그 양옆으론 80년대 90년대 초 건축물들이 여럿 남아있어요. 색다른 건축물 표본이 많은 도시를 얘기할 때 시카고나 뉴욕의 사례를 많이 드는데, 88 올림픽 전후로 세워진 건축물들이 모여있는 이 길도 우리 현대 건축사를 정리하기에 꽤 괜찮은 표본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렇게 주변 구경을 하면서 가다 보면, 금방 올림픽공원에 도착합니다. 아시죠? 여기 정말 넓습니다. 저는 정문으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한성백제박물관까지 걸어간 다음에 조각 공원을 걷고, 그다음에 경기장 방향으로 이동했어요. 오솔길 따라 걷다 보면 잔디밭에 누워있는 분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한강공원처럼 다닥다닥 사람들이 붙어있지 않아 여유로워 보이긴 했지만, 유행성출혈열, 쓰쓰가무시병 뭐 이런 게 갑자기 떠올라서 걱정이 앞서더라고요, 정말 쓸데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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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공원 내 설치된 소마미술관의 공공미술작품들©네버레스 홀리다


올림픽공원은 86 아시안게임과 88 서울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조성된 대규모 공원입니다. 드넓은 부지 안에 평화의 광장, 체육관, 올림픽기념관, 장미광장, 야외조각 공원, 한성백제박물관, 소마미술관, 몽촌토성 등 역사와 문화를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들을 품고 있어요. 잘 알려진 기관들 외에도 이색적인 공간들이 많이 있는데 몽촌역사관, 백제 집자리 전시관, 서울역사편찬원 등이 있죠. 그러다 보니 문화시설을 즐기러 오는 사람도 많지만 그보다는 산책을 즐기는 사람이 더 많아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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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공원 조각 공원 내 작품과 몽촌토성 산책길©베너레스 홀리다


저도 공원을 돌아본 건 참 오랜만인데, 예전에 비해서 볼거리가 많아졌더라고요. 아세요? 올림픽공원에는 ‘반드시 봐야 할 공원의 아름다운 9경’이 있다는 거. 그중 1 경이 ‘세계 평화의 문’입니다. 철골·철근 콘크리트조로 구성된 높이 24m의 세계 평화의 문은 ‘인류의 화합과 전진의 올림픽 정신을 형상화’한 올림픽 개최 기념 건축으로, 김중업 종합 건축사 사무소에서 설계를 맡아 1986년부터 1988년까지 당시 48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간 대규모 작품이자 송파구 랜드마크죠. 세계 평화의 문에 그려진 천장화(사신도)와 그 앞에 높인 열주 탈 60개가 놓인 공간은 누구나 한 번쯤은 사진에 담아 간직하는 사진 명당이고요. 그 외에도 2경 엄지손가락(조각), 3경 몽촌해자 음악 분수, 4경 대화 (조각), 5경 몽촌토성 산책로 6경 나 홀로 나무 7경 88 호수, 팔각정(오륜정), 8경 들꽃마루 9경 장미광장이 있는데, 굳이 이들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발길 닿는 대로 가다 보면 대부분은 만나게 됩니다. 제가 갔던 날은 야외 콘서트가 있어 여느 때보다 더 방문객이 많았는데, 워낙 부지가 넓어서 복잡하거나 부딪히거나 하지 않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 있었어요. 게다가 담장 밖으로 새어 나온 정준일의 '안아줘' '고요' 등을 원곡 가수의 라이브로 들으면서 걸으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 ^ 제가 다 좋아하는 곡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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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 공원 내 경기장과 자연경관© 네버레스 홀리다


걷다가 쉬다가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하며 어둑해질 때쯤 공원을 나섰는데, 그 하루가 참 행복하더라고요. 오래간만에 누린 여유이기도 했고 '자연'과 '문화'라는 제가 좋아하는 두 가지로 제대로 '쉼'을 경험한 날이라서요.


바쁜 일상을 살다 보면 휴일의 존재는 정말 특별하잖아요. 여유로움을 가져다주는 마법 같은 단어예요 '휴일'은. 직종에 따라 내일이 휴일이 아닌 분도 계시겠지만, 각자의 휴일에 시간 내서 소개드린 장소들을 한번 들러보세요.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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