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보석 14
요즘, 유행처럼 번지는 지브리풍 프로필 사진.
2주 전부터 카톡 메인 사진이 바뀐 사람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했다. 마치 단체로 무언가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동화 속에서 튀어나온 듯한 모습으로 변신해 있었다.
그림 속 얼굴들은 낯익지만, 동시에 낯설었다.
누가 누군지 모를 만큼, 전부 지브리풍의 웃는 얼굴이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왜 이토록 지브리풍 사진에 열광하는 걸까?
첫째,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행복한 분위기를 전할 수 있다.
둘째, 사진 속 인물들은 모두 웃고 있다.
셋째, 진짜 모습이 아닌 캐릭터이기에 조금은 가볍고 덜 부담스럽다.
궁금함에 나도 결제를 하고 몇 장의 사진을 바꿔보았다.
마음에 드는 사진도 있었고,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 사진도 있었다.
하지만 챗GPT의 좋은 점은 마음에 들 때까지, 원하는 스타일로 계속 만들어준다.
남편은 지브리풍으로 바뀐 자신의 얼굴을 보더니, "조금 더 어려 보이면 좋겠는데?" 하고 말했다. 그 말에 나는 이렇게 물어보았다.
"왼쪽 남자 사진을 좀 더 젊게 만들어줘."
"표정을 모두 밝게 바꿔줘."
"햇살처럼 빛이 들어오게 해 줘."
질문을 구체적으로 하면 할수록 완성도가 달라졌다.(결과물 메인사진) 그저 신기하고 놀라웠다. 그리고, 생각보다 훨씬 더 즐거웠다.
이 작은 체험을 통해 나는 다시 한번 느꼈다.
'새로운 것을 경험해 보는 건 언제나 나를 웃게 한다'는 사실을.
앞으로는 AI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뉘게 될 거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기업들은 이미 '활용할 줄 아는 사람'을 뽑기 시작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복잡한 기술이 아니라, 호기심과 질문을 던지는 용기다.
예전 같으면 몇 날 며칠 고생해서 만들었을 홍보디자인도, 지금은 AI에게 "이런 느낌의 홍보용 이미지를 만들어줘"라고 말하면 몇 분 안에 받아 볼 수 있다.
질문을 정성껏 하면, 결과도 그만큼 정성스럽게 돌아온다.
세상은 점점 달라지고 있다.
그리고, 잘만 활용하면 나만의 콘텐츠를 누구보다 빠르게, 나답게 만들 수 있는 시대가 열리고 있다.
생각이 현실이 되는 이 시대.
이제 중요한 건 "무엇을 상상하느냐"이다.
사진 한 장이 바꿔 놓은 오늘,
프로필 속 지브리풍의 나를 바라보며 살짝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