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에 다시 간 수영장. 매일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갈까? 말까? 결국 수영가방을 들고 나선다.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입수한다. 뭐지 이 느낌은 따뜻하다. 왜 이제 왔냐고 말을 건넨다. 가볍게 자유형부터 몸을 푼다. 오늘 교정할 동작은 평영이다. 안타깝게 우리는 오랜 습관으로 동작이 제각각이었다.
발차기와 손동작이 맞지 않아 자꾸만 삐걱거린다. 강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자, 회원님들 잘 보세요. 평영은 팔을 돌릴 때 발차기를 하는 게 아닙니다. 팔 동작시 물을 빠르게 모을 때 발동작을 해줍니다. 팔이 앞으로 쭈욱 나올 때 발도 펴져 있어야 합니다. 이해하셨을까요?”
저게 된다고 왜 안 될까. 혼자 몇 번을 연습해 본다. 원래 하던 대로가 아닌 강사가 지적한 부분으로 한다. 불편하다. 또다시 강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지금부터 평영 가볼게요. 동작 기억하면서 하실게요. 앞사람과 간격 벌어지시면 안 됩니다."
참고 몇 바퀴를 돌았을까. 된다. 신기하다. 기쁨의 탄성과 함께 회원들의 얼굴이 활짝 펴졌다.
“왜 그걸 몰랐을까. 아무리 해도 이상하던데.”
강사가 웃으며 다가온다.
“회원님 그러니 저 같은 사람이 있죠.”
다 같이 웃는다.
수영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에 벚꽃들이 휘날린다. 잊고 있던 추억이 떠오른다.
사진 출처. unsplash
수영은 오래 했다. 어린 시절 특별한 장난감이 없었다. 기억나는 건 오빠들과 냇가에서 물놀이를 자주 했다.
생존수영으로 자연스럽게 개헤엄을 터득했다. 날만 좋으면 그대로 입수해 한참을 물장구치고, 물싸움도 하며 즐겼다. 물속에서 눈을 뜨고 관찰하는 것이 즐거워 숨이 턱까지 몰아칠 때까지 참고 또 참았다. 물고기들과 함께 수영도 하고 그물을 이용해 미꾸라지도 잡았다. 저녁 메뉴는 추어탕이다.
엄마는 미꾸라지가 있는 통에 소금을 넣고 뚜껑을 닫았다.
"엄마, 왜 그렇게 하는 거예요?"
"이렇게 해야 해감이 되는 거야."
해감된 미꾸라지는 움직이지 않았다. 엄마는 하얀 거품이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미꾸라지를 빡빡 문질렀다. 깨끗이 씻어 미꾸라지를 체에 밭쳐 두셨다.
센 불에서 미꾸라지를 완전히 익힌 후 엄마는 절구에 미꾸라지를 빻았다. 냄비에 물을 붓고 빻은 미꾸라지를 넣는다. 고추장, 대파, 마늘, 고춧가루를 넣고 양념을 하면 엄마표 추어탕이 완성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