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아이들마다 신체발달이 달라서 빨리 오는 아이들도 있고, 늦게 오는 아이들도 있지만 6학년이면 올 때 된 것 같다."
"언니,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
"당연히 모를 수 있지. 너는 언니만 있잖아. 우리 때는 교육도 따로 없었지. 초등학교 때 친구가 피가 묻었는데 큰 병에 걸린 줄 알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근데 생리였잖아."
과거를 떠올리며 미영이 웃는다. 그것도 잠시뿐 얼굴엔 근심 가득이다.
"언니 어떻게 설명해줘야 할까. 나도 잘 모르는데."
"몽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란 걸 알려주고, 몽정이 나왔을 때 처리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면 돼."
"밤에 몽정을 했을 때 비누를 사용해서 생식기를 깨끗이 씻는다. 몽정을 했다는 것은 신체적으로 성숙해졌다는 것을 알려주고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줘. 마지막으로 어른으로써 대우를 해줘야 줘."
"어떻게?"
"아들방에 들어갈 때는 노크를 반드시 한다. 부드러운 고급휴지를 방에 비치한다. 자위행위를 할 때는 반드시 방에서 한다. 자주 하면 성장으로 가야 할 에너지가 부족하게 되므로 참을 수 있으면 참는다. 몽정을 했을 때는 속옷을 빨아서 지정된 장소에 널어둔다. 이와 같이 규칙을 알려주는 게 부모가 할 역할이야."
"가장 중요한 것은 사춘기의 신체적 변화는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것, 정서적으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도 함께 이야기해 주는 거야. 우리도 알고 겪으면 덜 당황스럽잖아."
"또 중요한 것이 있는데 여자의 변화도 꼭 알려주어야 해."
"여자는 가슴도 커지고, 생리도 할 수 있다. 절대 장난으로 부딪치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알려주는 거지. 혹여 생리가 묻은 친구를 본다면 조용히 가려줄 수 있는 매너남으로 키워야 하지 않을까."
초등 5학년 체육 교과서 1단원. 건강
학창 시절을 돌이켜보면 남자아이들이 브래지어를 당기고, 생리한다고 놀려서 힘들었던 여자 아이들이 많았다. 그들은 성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기에 무례한 행동을 한 거다. 지금도 학교에서 성교육을 하고 있지만 변함없이 성관련 도서를 펼쳐서 놀리는 아이들이 있다. 이런 행동들이 성폭력이 될 수 있음을 아이들은 인지하지 못한다. 따라서 학교교육만으로는 부족하다. 가정에서 경계교육을 시켜야 한다. 사적인 일은 사적인 장소 해서 해야 한다. 공적인 장소에서 하면 성폭력이 될 수 있다. 상대가 싫다고 하면 말과 행동을 멈춰야 한다. 계속적, 반복적, 지속적으로 하면 성폭력이 된다. 서로가 서로를 배려하면서 긍정적으로 성을 바라볼 때 올바른 성문화가 자리를 잡는다.
부모는 올바른 스킨십과 대화를 한다.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나이와 상관없이 아이들이 스킨십하기 싫다고 하면 알겠다고 인정한다. 절대 강제로 해서는 안된다. 아이들이 자기 결정권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가 먼저 존중해줘야 한다.
아이가 행복하길 원한다면 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한다. 아이가 갖는 성에 관련된 느낌은 부모가 보여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