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럴 때 참 기분이 이상하더라.”
울면서 안기는 아기를 토닥이며 남편에게 말했다.
“분명히 고통을 준 사람이 나인데, 그런 나한테 안기는 게 참 그래...”
우리 아기는 비염(끼)이 있는지 코가 자주 막힌다. 코가 막히면 숨쉬기가 힘들어져서 밤에 잠을 자다가도 입으로 헥헥거리고 남다른 코골이도 한다. 그래서 꼭 잠자기 전, 혹은 낮에도 중간중간 코를 빼줘야 한다.
아기 스스로 코를 풀 수 있는 연령대면 편하련만, 그렇지도 않으니 아기를 바닥에 눕혀서 억지로 해야 한다. 하기 싫다고 바둥대며 눈물까지 흘리는 아기를 붙잡고 말로는 부드럽게 타이르고 행동은 단호하고 신속하게 움직여야 한다.
할미나 아빠는 가슴 아파 하지 못하지만, 엄마인 나는 무조건 그 코를 파낸다. 내게는 지금 그 울음보다 밤새 헥헥 거리는 숨소리가 더 고통이기에 가능하다.
그렇게 자신을 힘들게 한 엄마인데 그런 엄마에게 위로받기 위에 다가온다.
참. 그렇다.
학대하는 부모에게 아이들은 더 매달린다고 한다. 아이가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부모이니까. 부모 말고는 누구도 생각해보지 않았고, 다른 대안을 찾아 나설 만큼 발달하지도 못했기에 그러하다.
그래서 부모는 아주 쉽게 아이를 함부로 대한다. 자신의 소유물인냥 마음대로 휘두른다. 자신들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존재인지 아니까 그럴 수 있다.
최근 일이다. 온몸에 밥풀을 묻혀가며 열심히 먹은 아기를 씻겨야 했다. 목욕 준비를 하고 옷을 벗기고 안으려 했는데 벗기기 전에 안아달라고 다가온다. 나는 괜찮다며 손사래 쳤지만, 그 거부하는 손짓에 아기는 더 울며 달려든다. 불안한 마음이 전해져서 모든 것을 포기한 채 온갖 반찬 국물에 쪄들은 아기를 꽉 안아주었다. 내 몸과 아기 몸에 똑같은 음식이 묻어났다.
찰나 찰나에 아기를 불안하게 만드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작지만 무섭게 느껴지는 순간들이었다.
학대 부모란 크게는 죽일놈들을 말하겠지만 작게는 우리 모두 해당하는 말일 수 있다. 항상 자기 자신을 제일 조심해야 한다. 어느 누구도 깨끗하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