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아기가 아팠다. 어쩌다 응급실에 가게 되고 그날 밤을 꼬박 새웠던 게 타격이 컸었는지, 우리 잠꾸러기 아기가 탈이 났다. 먹는 게 소화가 잘 되지 않아 위로 게워내기를 수회. 살뜰히 살피며, 행여 내가 아이를 힘들게 하지는 않았나 돌아보고 자책도 잠시 하고. 배 마사지를 해주는 동안 그 자리에서 꼬르륵 잠드는 아기를 보고 있자니 안쓰러운 마음에 편치 않았다.
아기를 돌보는 그 며칠 동안 나도 잠을 거의 못 자다시피 하다 보니 잠만보인 내가 탈이 났다. 아기 컨디션이 돌아올만하니까 내가 아프기 시작했다. 새벽 내 혼자 힘들어하다가 더 이상 버티기 어려워 이른 아침 응급실을 찾았다. 진통제를 맞고 돌아오니 조금 살만했다. 아침에 급하게 달려오신 부모님을 다시 보내드리고 아기와 함께 있는데 점심시간이 지나자 다시 스멀스멀 열이 오르면서 버티기 힘들어졌다. 부모님도 편찮으신데 다시 또 와달라고 부탁드리기 죄송했지만 어쩔 도리가 없었다. 돌봄이 필요한 아기를 어디 맡길 만한 곳이 없었다. 동네 친한 엄마에게 맡겨볼까 생각도 했지만 요즘 들어 엄마와 떨어지는 것을 더 어려워하는 아기를 쉽게 맡길 수가 없었다. 부모님이 어렵게 다시 오셔서 아기와 나를 돌봐주셨다.
부모는 부모구나 싶었다.
본인들도 성하지 않은데, 딸이 아프다고 하니 한걸음에 달려오셨다. 아픈 내색 하지 않고 칭얼거리는 손주와 딸을 살뜰히 보살피셨다.
내가 침대에서 꿈적도 않고 누워있으니 아기가 불안해했다. 할머니와 잘 놀다가도 금세 엄마를 찾으며 침대 위로 올라오고, 엄마 팔을 붙들고 코알라처럼 안겨 있었다. 그 뒤로 할머니가 따라 누워서 아기가 원하는 책을 읽어주며 놀아주셨다.
그날 하루 겨우 마음 편히 쉬었다.
부모님이 계시지 않으면, 아기와 남편, 내가 손봐야 할 곳이 너무 많다.
어떤 날은 너무 화가 나서 짜증을 내자 남편이 저녁 마무리 집안일을 해주기는 했지만, 대부분 내가 처리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며 지낸다.
역시 아플 땐 엄마가 최고다.
엄마가 없었으면, 엄마가 멀리 떨어져 있었으면 어쩔 뻔했나 싶었다.
엄마가 최고다.
나도 아프지만, 내가 아파서 헤롱대자 불안해하는 아기를 돌보기 위해 엄마인 나는 또 기운을 내서 아기와 함께 웃어보았다.
네가 마음 아픈 게 더 아프니까
내가 한 숨 크게 쉬고 움직인다.
그게 엄마인가 보다.
#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