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같은 하루가 지나가면 다시 또 평화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너무나도 사랑스러워 어찌할 바를 모르게 했다가, 소리치고 싶은 충동이 목까지 차오르게 만든다.
먹고, 자고, 싸는 게 제일이던 시기가 지나고 한 인간으로서 독립하기 위한 심리전이 시작됐다. 나도 같이 화내고 소리 지르고 삐치고 감정적으로 대하고 싶지만. 역효과가 나올 게 뻔하고, 왜 저러는지 아니까 대부분 이해하고 넘기지만 이따금씩 찾아오는 그 순간을 맞닥뜨리면 깊은 한숨이 나온다.
순식간에 바뀌는 감정상태가 나를 지치게 만든다. 변덕스러운 아이의 감정상태에 대처하는 나도 그때마다 바쁘게 태도와 기분을 전환해야 한다.
엎치락뒤치락 반복되는 감정싸움에 소진되는데. 떼쓰며 운 눈물 자국이 남은 아이의 얼굴을 보며 남편은 난데없이 딱하다고 한다. 속 터지는 소리까지 보태지니 내 한숨은 더 깊어진다.
가끔씩, 아주 가끔씩 보는 사람 눈에는 애잔한가 보다. 지칠 대로 지친 나는 점점 무뎌지고 고집의 눈물에는 동요가 안되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