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억척스러움이 사랑이었네

by 박지선

얼마 전 아이와 시간도 보낼 겸 놀이공원에 갔다. 어떤 계획도 정보도 없이 가게 된 놀이공원에서 퍼레이드까지 보게 되었다. 어릴 적에 자주 오던 장소에서 어릴 적에 즐겨 봤던 공연을 내 아이와 함께 보게 되어 신기하기도 하고, 내 나이를 새삼 실감했다.



퍼레이드 공연팀이 나오고 음악이 흘러나오자 갑자기 눈물이 고였다. 예측 못한 눈물이라 미간을 찌푸리며 흘리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렇게 빠른 템포에 신나는 음악을 들으며 슬픔의 눈물이라니.





익숙한 그 장소에서 어린 나와 젊은 우리 엄마가 생각났다. 내가 가진 생각이 엄마를 생각나게 했다.



어릴 때 놀이공원에 오면 엄마 아빠는 줄을 서느라 바빴더. 오빠와 내가 놀이기구를 하나라도 더 탈 수 있도록 열심히 움직였다. 엄마가 우리를 데리고 바이킹을 타러 가면 아빠는 후룸라이드에 대기하러 갔다. 바이킹이 끝나면 엄마는 우리를 데리고 아빠가 줄 서있는 곳으로 갔다. 아빠 뒤로도 사람들이 줄을 서있는데 우리는 중간에 끼어 들어갔다. 힘들게 줄을 서지 않아서 좋기도 했지만 사람들 눈치도 보여서 싫기도 했다. 편의는 즐기면서 엄마 아빠한테 창피하다고 툴툴 거리기도 했다.



아이를 데리고 간 내가 딱 그 마음이었다. 퍼레이드가 잘 보이는 자리는 어디인지 이리저리 움직이며 물색했다. 결국 좋은 자리보다 편히 볼 수 있는 자리로 갔지만. 내 자식 편하게 해주려는 그 마음이 드는 순간 엄마가 떠올라서 눈물이 났다.



우리 엄마는 억척스럽게도 살았다. 본인의 어린 시절이 너무 기구해서 자식들만은 꽃길만 걷게 해주고 싶었던 그 마음 하나로 모든 걸 버텨냈던 것 같다.



그렇게도 싫어했던 엄마의 억척스러움 덕분에 난 지나치게 편히 살아왔다. 그 고마움도 모르고 그 억척스러움을 비난했다.



부모 자리에 서보니 알겠다. 엄마가 그 시절 어떤 마음으로 그렇게 행동했는지를 말이다. 사랑스러운 내 새끼 보듬고 아껴주고 싶은 마음이 강하게 표출된 억척스러움이었던 것을 이제야 알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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