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람들이 묻는다.
'다른 사람들이 와서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는 일이 직업인데, 많이 힘들지 않아요?'
'우울해하는 사람들 만나면 같이 우울해지지 않아요?'
'남들 힘든 이야기를 들어주면, 상담자는 어디 가서 힘든 얘기해요?'
이러한 질문들을 받을 때마다 나는 자연스럽게 답. 정. 녀 같은 답변을 내놓는다.
'아뇨, 힘들지 않아요' , '아뇨, 같이 우울한 감정에 빠져버리면 상담자가 아니죠', '상담자 나름대로 환기를 시키거나 에너지를 얻을 대책들을 갖고 있어요'라고 말이다.
TV 뉴스 등 여러 방송 매체들을 통해서도 '감정 노동자'들, 예를 들어 전화상담원이나 사회복지사, 혹은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 대한 언급들, 그들의 강도 높은 직업적 스트레스나 심각할 정도로 보이는 심리적 소진 등을 언급하며, 그들의 심리적 건강에 대한 경고의 사인을 보내며 사회적으로 그들의 복지를 보장해 줄 만한 안정장치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과연 직장 내에서 얻는 스트레스와 심리적 문제들 간의 관계에 대해 얼마만큼 무겁게 여겨야 할 것인가?
내 주변에서도 회사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 친구들도 몇몇 있고, 그들은 꽤 오래전부터 이직이나 혹은 다른 직업으로 전향할 생각들을 많이 갖고 있는 듯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직을 하였을 경우 얻을 손실이 크고, 경제적으로 가정을 책임져야 하며, 이제까지 오랫동안 해왔던 일을 그만두고 다시 새로운 일을 시작하기에는 이제 젊은 나이가 아니라는 것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면 더 좌절스러워하는 듯했다.
과연, 누구나 회사를 다니면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고, 누구나 삶의 무게는 무거운 것이며, 이전 세대의 사람들도 참고 견뎌왔으니 현재 직업적 스트레스를 과도하게 받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도 다들 그렇게 산다고 참고 다니라고 하기에는 직업적 스트레스에 대한 위험에 대한 경고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에 아래의 연구자들은 직무에 대한 '소진(burn out)'과 심리적 건강에 위험을 가하는 '우울(depression)'을 정도의 차이가 다를 뿐 같은 것이라고 봐야 하는지 아니면 각기 다른 영역인지 연구를 통해 검증을 하려는 시도를 했다. 그 이유는 사람들이 직업적 소진에 대해서는 간과하는 면이 있는데, 우울감을 느낄 때는 치료를 받으려고 시도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우울과 소진이 관련성이 높다면 우울을 치료하면 직무에 따른 소진에 대한 도움을 줄 수도 있고, 우울에 대한 전문가들을 많이 있으니 그들을 더 활용하면서 직장 내에서 소진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 것이 연구자들의 목표이다.
소진(burn-out)은 '일과 관련된 어려움'이라고 정의 내려진다. 직무 소진이란 정서적 소진(emotional exhaustion), 비인격화(depersonalization; 사람들에 대해 냉소적이고 냉담한 태도), 개인적 성취감의 감소(reduced sense of personal accomplishment)와 같이 서로 다른 하위 구성요소로 이루어져 있다고 한다.
이와 같은 직무 스트레스와 관련된 문헌들에서는 우울증과 우울 증상들이 많아지는 것은 직장 내에서 느껴지는 통제할 수 없는 스트레스로부터 발생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직무 소진과 우울 간의 관계에서의 발생 원인이 유사하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초반에는 우울과 직무 소진을 다르다는 것으로 보고 소진은 단지 직장 내에서 느끼는 것이고 우울은 생활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을 해왔다. 그러나 소진과 우울의 근본적인 요소는 '개인의 환경을 통제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이다. 학습된 무기력 이론에 따르면, 고통스러운 상황을 개인이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순간 그 개인은 그러한 상황에 대응할 시도도 안 할 것이고, 점차 우울해질 것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본 연구자들은 소진이 되는 느낌을 자주 혹은 강하게 느낄수록 우울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미국 내에 있는 교사들 1,386명을 대상으로 직업적으로 얼마나 소진되어 있는지 측정하고, 우울의 정도도 측정을 했다.
그 결과 '소진과 우울은 상관이 매우 높았으며, 소진이 더 많이 되었다고 느낄수록 우울감을 더 많이 경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소진과 우울은 함께 하는 것으로 보고, 직업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정서적으로 메말라 버리는 '소진(burn out)'이 궁극적으로는 정서적인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에 직장 내에서 혹은 자신의 일에 대해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적 건강에 대해 간과해서는 안된다는 경고를 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직장 내에서도 느끼는 스트레스로부터 조금 더 자유롭고 싶거나 심리적 불편감을 경감시키고 싶다면, 직장생활 외에 나의 사적인 영역이나 사회적 관계들을 많이 확보하고 그 활동이나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를 받고 정서적으로 환기를 시키는 방법을 강구해야 직장생활을 좀 더 오랫동안, 조금 더 견딜 수 있게 해주는 힘을 갖게 해주는 것 같다.
이때 중요한 것이, 나의 사회적 관계 망에 있는 사람들과 피상적인 관계로 오히려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소비해야 하는 관계라면 더 힘들어질 수가 있으니, '진짜 친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연습을 해보는 것 또한 삶의 활기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에 혼자 하기 힘들다면 상담을 받아보는 것도 추천을 한다.
이 글은 누다심의 심리학 아카데미 '과학자-전문가 준비반(월요일 오전)'에 장정임님이 발표하신 다음 논문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Schonfeld,, I. S. & Bianchi, R. (2016). Burn out and depression: two entities or one?. Journal of clinical psychology, 72(1), 2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