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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자 혜운 Feb 02. 2017

[연애의 기술] 착각을 넘은 망상적 사고

“왜 연락이 없지?” 
“우리는 이대로 끝나는 건가?”
“그냥, 바쁜 걸 거야. 지금 이 시즌에는 바쁘다고 했어.” 
“그것도 아닌가? 왜지? 왜 답이 없지? 내가 마음에 안 드나?” 
“응?? 그럴까? 타로점이라도 보러 갈까?”

“내가 점쟁이도 아니고 타로점을 봐줄 수도 없지만, 너의 이번 썸의 결과에 대해서는 내가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너만 모르고 다른 사람들은 다 아는 것 같은데.”

  
오래전에 썸이 시작되다가 급작스럽게 끝났을 때 나는 예상외로 좌절스러워했고, 그때 친구와 이야기하던 과정에서 나왔던 내용이다. 몇 주만 지나도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어떤 상황인지 파악이 되지만 연락이 끊긴 바로 그 며칠 동안에는 혼자서 로맨틱 코미디, 호러, 신파극 등 다양한 종류의 소설을 써간다. 



착각(illusion): 실제로 존재하는 자극이나 사실을 다르게 지각하거나 생각함.
망상(delusion): 잘못된 판단으로 비현실적으로 왜곡된 생각을 하고 그러한 생각을 확신함.


일반적으로 평범한 생각을 갖고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도 착각이나 망상적인 사고를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절대로 누구도 피해 갈 수 없는 과정이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거나 뇌에 이상이 생겨서 그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단순히 누군가를 이성적으로 좋아하기만 해도 벌어지는 일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우리는 그때부터 착각의 늪에 빠지게 되며,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해석이 시작된다. 나를 보며 미소 짓거나, 가벼운 스킨십을 하거나, 혹은 밤늦게 연락이 오는 행동까지 모두 긍정적인 의미가 부여되고, 나의 편의대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한다.

                


상대방의 모호한 반응에 마음 졸이기도 하고, 소위 말해 '나쁜 남자/여자의 어장'에 들어가 호되게 이용만 당하기도 하고또 다른 심각한 경우에는 나만의 망상적인 사고에 빠져 상대방의 의사에 상관없이 연애 관계에 빠지게 되어 상대를 괴롭히게 되는 경우도 있다
  
가벼운 착각의 상태는 정서의 정류에 따라서 정보처리과정의 특성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다유쾌한 정서는 직관적이고 발견적인 정보처리를 하게 만들고불쾌한 정서는 체계적이고 분석적인 정보처리를 하게 만든다고 알려져 있다이는 정서의 동기적 특성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데기분이 좋을 때는 이 기분을 유지하기 위해, 혹시라도 주변의 정보를 꼼꼼하게 처리했다가 나의 기분이 나빠질 수도 있으니 정보들을 대충 처리하는 것이다. 반면 불쾌한 기분이 들 때는 기분이 좀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정보들을 꼼꼼히 처리하며 기분을 좋아지게 할 수 있는 것은 어디 없나 찾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기분 좋은 상태에 빠지게 된다그리하여 나의 기분이나의 바람이 지속되기를 바라며 상대방이 보내는 사인들을 띄엄띄엄 보게 되고내 바람에 맞춰 해석하게 되는 것이다행여상대방이 보내는 사인 중에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단서가 있기라도 한다면나의 기분 좋은 착각은 한낱 꿈이었다는 것이 밝혀지게 되고나의 바람이나 기대는 먼지가 되어 날아가기 때문이다
  
애석하게도 이러한 착각이나 망상에 빠지게 된다면 절대로” 내가 바라는 좋은 관계로 발전해 가기 어렵다착각에 빠지면 상대방의 사인이나 욕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없고그럴 경우 상대방과 속도를 맞출 수 없고 자꾸 어긋나서 각자 다른 길로 가게 되는 결과는 낳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어떻게 맞춰가야 할까착각이나 망상에 빠지지 않고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나의 관계를 바라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방법편에서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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