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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May 10. 2020

그리하여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 노무현의 말과 글

노무현 그는 그의 확신을 전염시키고 있다. 끊임없이 성찰하는 사상가처럼

도서 리뷰 

[그리하여 노무현이라는 사람은노무현의 말과 글          




대한민국 새 대통령 노무현그는 여전히 (사후에도그의 확신을 전염시키고 있다끊임없이 성찰하는 사상가처럼          



노무현이라는 사람이 죽기 전에 나는 그를 10프로 정도 알았던 것 같다.(이 또한 오만일 수도 있겠지만. 감히 그 정도는 안다고 말하고 싶은 희망적인 발언이다.) 

그가 죽고 난 후 11년이 지나가는 요즈음 나는 그에 대해 30프로 정도 알 게 된 것 같다. 

이제 겨우 그가 남긴 것들이 무엇인지 조금씩 스며들 듯 알게 되었다. 

늦지 않았다 여긴다. 이제라도 이렇게 이 정도라도 알게 되어 “다행이구나”라고 오히려 스스로 위로한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또 그를 알아갈 것이다. 앞으로도 쭈욱. 언제 어디서나 당당하게 그를 조금 안다고 말할 때까지 그를 알아갈 것이다. 어떤 일도 최소한 10년 이상 경험하거나 배우거나 했을 때 그 일을 아주 쬐끔 안다고 말할 수 있다 하니. 나는 이제 그를 아주 쬐끔 알게 되었다 말할 수 있어서 참으로 “다행이다” 여긴다.    

  

책을 여는 마음이 길었다. 작년에 노무현 전집 7권을 예약구매해 두고도. 1년이 넘도록 제대로 정독하지 못했다. 그의 죽음 이전의 삶과 죽음 이후의 ‘노무현 없는 노무현 시대’를 체험하면서 나는 그저 막막한 애도의 시간만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올해 5월이 시작되는 날 아침부터, “그러지 말자” 다짐했다. 어떤 계기인지는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그런데 그냥 올해의 5월이 유난히 밝고 아름답게 다가왔다. 코로나19 사태로 세상이 경직된 상황에서도 어쩐지 나는 올해부터 우리나라가 더욱 더 빛나는 새로운 한해가 될 것이라는 이상한 좋은 예감이 든다. 그러면서 이 책들도 다시 꺼내 들었다.      


노무현 고백 에세이 [여보, 나 좀 도와줘]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사진과 연보로 엮은 노무현 대통령의 생애]를 휘리릭 빠르게 훑어본다. 그리고 그 중에서 제6권, 제목이 가장 긴 [그리하여 노무현이라는 사람은]을 먼저 탐독하기로 선택했다. 노무현 대통령 “그의 말과 글”을 다시 읽고 싶어서 말이다.      


특히 지금 생각해도 2008년 6월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 죽이기에 전방위적으로 돌입한 그 시절의 정부와 집권 여당의 행태가 도저히, 도저히 용서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아마도 그 집단은 노무현 대통령의 어떤 정치적인 결과보다도 그가 독보적인 강점으로 지니고 있는 철학적 성찰, 사상가다운 면모를 꽤나 두려워하고 그것에 먹칠을 하고자 했던 것 같다.      


2008년 10월에 집권 여당은, (아무리 이성적으로 생각해 보고, 분석적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해 보아도) 야만적인 행위로밖에는 보이지 않는, ‘노무현 전 대통령 때리기’로 실정을 면피하려 했던, 그 시절 어려운 경제 현실 극복을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할 시점에, 봉하마을 노무현 대통령의 사저를 ‘아방궁에 빗대 노방궁’이라 공격하면서 노무현 대통령 죽이기에 정점을 찍는다.      


그렇다면 그들이 두려워했던 노무현의 철학, 노무현의 사상, 노무현의 꿈은 무엇이었나. 그들은 왜 그렇게 혈안이 되었던 것인까. 그리 짓밟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무엇이었나. 굳이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던 이유가 무엇인가!!     


모든 해답들이 이 책들에 담겨 있는 것 같다.      


노무현 대통령을 단순하게 정치가라고만 말할 수 있을까. 아니다. 그는 사상가에 더 가깝다. 그런 그가 때로는 현실 정치에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이상적인 국가’를 꿈꾸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시절의 철학가처럼 보이기도 했었다. 그래서 그를 외면하고 말았던 시절. 그런 얄팍한 평가만으로 그를 안다고 여겼던 시절.(이 시절을 두고 나는 죽을 때까지 후회할 것이다.)     


당시 깨어있지 못한 나같은 사람들이 평가절하했던 그의 꿈, 대안들이 어떤 배경에서 어떤 철학에서 나왔는지 나는 정말 제대로 알지 못했었다. 아직도 잘 알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이제는 이렇게 말할 수 있다. 적어도 우리나라 정치판의 잘못된 관행들, 정책들, 민생 경제 문제들에 대해서 치밀하고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나온 절실한 계획들이며 대안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그것들에 대한 그의 말들, 기록들. 11년이 지난 지금에도 절실하고 철저하게 필요한 계획들이다.  

    

“문제에 대해 말하지 않으면(비판하지 않으면) 어떻게 알겠는가?”라는 그의 철학, 그의 언행이 오늘날 어마어마한 도구(무기)가 되어 가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책을 통해서든 어떤 식으로든 그의 철학을 알게 된 나같은 시민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적인 힘”이 필요했던, 절박했던 그에게 우리는 그나마 그가 떠난 뒤에서야 그것을 알고 이제야 힘을 보태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정말 다행이다. 이 나라 정치와 이 나라 민생 경제에 “언제든” 필요한 힘이니 말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어느 정치인보다 많은 말과 글을 남겼다. “정치는 말이다”라는 말처럼. 어찌 보면 노무현의 치열했던 삶과 정치의 진면목이 “유산처럼” 그의 말과 글로 남겨졌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가 남긴 말과 글을 여기에 다 옮길 수는 없다. 그저 [그리하여 노무현이라는 사람은]이라는 책에 담긴 그의 말과 글 속에서 몇 개의 공통 단어를 정리해 보려 한다.      


#사람 사는 세상_ 정치에 입문하던 처음부터 죽음으로 정치를 끝내던 그날까지, 그가 오롯하게 꿈꾸는 세상이었다.       


#경계인_ 그는 대체적으로 주변인이었다. 명문대학도 나오지 않았고 기득 세력이 아니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한 것은 아니었을까. 그래서 그는 더욱 외로웠다.      


#성찰_ 끊임없이 근본적, 근원적인 질문을 한다. 그래서 철학가, 사상가적인 면모가 강했다. 그래서 더욱 권력자들, 기득 세력은 그를 이해하지 못하고 물고 뜯고 흠집내기에 급급했다.      


#통합_ 개혁과 통합, 그의 염원이었다. 그래서 그는 사랑받았다. 동서의 화합, 민생 경제의 성장, 동아시아에서의 균형론 등을 위해서 무엇보다도 필요한 개혁과 통합, 앞으로도 언제나 절실한 과업이다.      


(159)

정부를 끝까지 지켜 줄 수 있는 힘은 국민입니다스스로의 투명한 자세입니다잘못이 있으면 국민에게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할 것입니다검찰에 의지하다 보면 검찰에게 뭔가 특별한 권력을 주어야 하고그 검찰은 국민 위에 군림하게 됩니다아무도 규제를 할 수가 없습니다검찰의 감찰 기능이 아주 취약하지 않습니까그러니까 특권이 만들어지고 그 폐해는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개혁해야 합니다저는 국민들이 마지막 판단을 해 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160)

개혁은 어려운 말이 아닙니다내용이 없는 단순한 구호도 아닙니다그것은 앞에 있어야 할 것을 앞에 있게 하고 뒤에 있어야 할 것을 뒤에 있게 하는 것입니다개인의 이익집단의 이익은 공익과 나라의 이익 뒤에 있어야 합니다그렇게 해야 길게 보면 개인도 집단도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겸손한 권력_ 그는 언제나 겸손한 정치가였기에, 기득 정치권, 수구 언론 등에게는 짓밟혔을지 몰라도 자생적인 시민 팬덤을 확보하였다.      


#깨어있는 시민_ 그의 꿈을 실현해 줄 수 있는 힘이었다. 그가 떠난 이후에 우리는 점점 더 깨어나고 있음을 인식한다.           


1988년 7월 8일 “초선 의원 노무현의 첫 대정부 질의”부터 시작해서. 2008년 10월 1일 “10.4 남북정상선언 1주면 기념행사 특별 연설”까지. 그의 올곧은 정치 의식과 태도. 흐트러짐이 없다. 부록처럼 실린 2002년 2월 15일 인터뷰 “인간 노무현, 흔들리지 않는 게임의 법칙”마저. 노무현 스스로 그의 확신을 전염시키는 주체가 되고 있다.      


#그리하여 노무현이라는 사람은 _

이 한 권의 책으로는 다 알 수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하게 한다. 


노무현 생애가 사진과 연보로 기록된 책 [노무현 1946~2009]를 펼치게 하고. [운명이다]라는 노무현 자서전을 펼치게 한다. 더욱 간결하고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노공이산](만화책)도 접하게 한다. (이 책들은 이미 초등학생을 둔 학부형 지인들에게 건너가 버렸다.)




#나도작가다공모전
#도서리뷰
#나의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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