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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찻잎향기 Nov 25. 2018

[책추천] 섬에 있는 서점 _개브리얼 제빈

연애 소설 & 책방 & 책 이야기

[책추천섬에 있는 서점     


독서 기간: 2018.11.01. - 11.03.

추천 사유: 한마디로 사랑스런 소설이다.      


남녀의 서툴지만 따뜻한 사랑이야기도 있고, 가족이 형성되는 과정의 훈훈함도 있고. 서점을 둘러싼 추리극 형식의 전개도 흥미롭다. 

섬, 서점, 책방 주인, 그리고 수없이 많이 나오는 책에 관한 이야기이지만 인간에 대한 사랑이 바탕에 깔려 있어서, 그 자체로 뭉클하고 감동적이다. 꼭 읽기를 추천한다.        

   

 ▶ 책 프로필     

     

지은이 : 개브리얼 제빈

옮긴이 : 엄일녀

출판사 : 문학동네 - 임프린트 루페

발행일 : 2017년 9월 20일(초판)

분량 : 315쪽 (장편소설)

장르 : 로맨스, 가족, 추리극     


▶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사랑스럽고 고집스럽고. 감동적이기까지 한. 에이제이, 마야, 어밀리아. 램비에이스 등을 아주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마치 현존하는 인물들처럼. 더불어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그러나 어디에도 그대로 존재하고 있을 것 같은 앨리스 섬의 '아일랜드 서점'과 함께 말이다.     


그 아일앤드 서점. 아직도 존재하고 있어서. "또 다른 후임 출판사 영업사원은 전임자의 메모를 들고 그 서점에 찾아갈 것이며. 에이제이와 니콜(또는 어밀리아)의 뒤를 이어. 램미에이스와 이즈메이가 뒤를 이어 서점을 인수했듯이. 또 다른 책과 서점과 그 지역을 애정하는 누군가가 또 그 서점을 인수하고 있을 것이다." 라고 믿고 싶다.     


결말이 완벽했다. 가장 첫장으로 다시 연결되는 느낌. 신입 영업사원 제이콥이 넘겨 받은 어밀리아의 보고서. 그리고 첫장에 어밀리아가 넘겨 받았던 하비 로즈의 메모. 이렇게 서점과 사람과 역사는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렇게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것. 그리고 변하지 않는 한 가지.     


"문학에 대해 얘기하는 일"은 결코 멈추지 않는다는 것. 세월이 어떻게 변하고 사람이 죽고 다른 사람이 그 자리를 대신하더라도.     


▶ 책 속으로 


"감수성과 관심사를 공유하지 못하는 사람과 같이 살 바에야 혼자 사는 편이 낫다는 것이다" (18쪽 어밀리아의 말)          

감수성과 관심사를 공유하는 사람과 대화하고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서     

나는 이 책을, 책을 사랑하고 독서를 공유하고, 서점을 애정하고, 동네 책방에 대한 로망이 있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최근, 이 가을에 좋은 책들을 만나서 너무너무 행복하다.     


어제 금요일 오후부터 방금 전까지 읽은 이 책 <섬에 있는 서점> 정말 재밌고, 감동적이며, 뭉클했다.     

주인공 에이제이가 '암'을 선고받는 순간부터는 책장을 넘기기가 싫었다. 그의 죽음을 맞이하고 싶지가 않았다.          

에이제이는 책의 내용에 있어서, 자신의 취향에 있어서 고집이 세고, 신념이 강하며, 독단적인 면이 강하다. 그리고 유머가 넘치고, 사랑이 깊고, 자신의 솔직함을 드러내는 말에 서툴고, 수사가 화려하지 않다. 나는 이 남자가 너무나 맘에 들어서. 책을 읽는 동안 이 남자를 사랑하는 어밀리아가 곧 내가 된 것처럼 몰입하여 그녀와의 첫만남 이후 4년 만에 사랑을 확인하는 과정에서는 미칠 듯이 좋고 행복했다.         

 

특히. 152쪽부터 어밀리아가 약혼자와 헤어지고 혼자 되었다는 것을 확인한 이후. 병문안을 핑계로 그녀를 보러 가기위해서. '마야'와 '램비에이스'를 설득하는 과정과. 그린 애니멀 토피어리 가든에서의 에피소드는 폭소를 자아내게 만들었다. 어제 작은 방에서 혼자 배꼽을 잡으며 웃은 대목이다.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에이제이인가.     


이 두 사람 뿐만 아니라 이 두 사람을 둘러싼 모든 이들이 사랑스럽다. 마음이 따뜻하다. 그래서 더욱 좋은 소설을 읽은 기분이다. 여기엔 나쁜 사람이 없다. 심지어 바람둥이 작가, 이즈메이의 남편까지도. 마치 우리 주변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함께 슬퍼하고 좋아하고 감동하고. 특히 '마야'의 성장에 그들의 선한 영향, 그 몫이 참 크다.     


좋은 소설이다. 꼭 읽기를 추천한다.     


▶ 책은 작은 제목으로 구성되어 있다. 참 인상적이다.     


처음엔 이야기 시작할 때마다 첫장에 놓인 에이제이 피크리(A.J.F)의 단편 소개 및 짧은 감상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마야'의 등장 이후, 다시 그것들을 꼼꼼하게 읽었다.


아버지가 딸에게 주는 선물 같은 단편 소개글. 그 후로는 그것들을 읽을 때마다 가슴이 뭉클뭉클했다.     

아... 아버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깊은 나는.

많이 울었다.     


 다른 이들도 이것을 읽고. 내 마음을 알아주길.     

"인간은 섬이 아니다. 한권의 책은 하나의 세상이다." 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은 좋은 이야기를     

꼭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눌 수 있기를 소망한다.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한다는 것은, 내가 소개하는 책을 타인이 읽어준다는 의미는, 좋아하는 취향 여부를 떠나서 그 책을 소개한다는 의미는, 그 책을 읽은 사람의 보이지 않는 마음을 보여 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기 때문이다.     



P.S.     

이 작품에 책이 수만 권이 나오는 느낌이 든다. 기죽지 말자. 주인공들은 책을 좋아하고 책을 소개하는 서점 주인, 출판사 직원, 서점에서 살고 성장하는 인물 등이 나온다. 절대 기죽지 말자.     


P.P.S.     

주인공들의 대화 속에 책의 내용이 수없이 나온다. 등장인물을 풍자하기도 하고. 작품 배경에 비유하기도 하고. 기죽지 말자. 그들의 유머 감각에 절대 기죽지 말자.     


P.P.P.S.     

그래도 이 작품의 가장 멋진 주인공, 아일랜드 서점의 주인인 에이제이 피크리가 딸에게 추천하는 단편 몇 편은 찾아 읽어 보려는 마음은 가져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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