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카페라는 세계 책 출간 직후에 여러 언론사들이 기사를 내주셨고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그래서 사양했다. 대면 인터뷰였고 사진도 촬영하겠다고 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들께서 인터뷰를 요청한 이유는 “ 맘카페 운영자는 실제로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궁금증에서 비롯되었을 테니 말이다.
흔히 언론을 통해 알려진 맘카페 운영자의 이미지는 갑질의 주체 아닌가. 나 개인은 그런걸 정말로 혐오해서 책을 썼지만 세상에는 그런 운영자들이 존재해온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그리고 대중은 그들과 나를 다른 사람과 구분할 리가 없다.
언젠가도 브런치에 썼듯이 나는 내 생각이 이 세상에 책이라는 매체로 나와야 한다고 생각해서 책을 썼을 뿐이다. 자기 PR을 목적으로 책을 출간하는 분위기에서는 이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책 보다 내 신상에 관심이 집중되면 책을 출간하는 의미가 퇴색될 것 같았다. 내 신상이 노출되어 흥미로울만큼 나는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그냥 애 둘 키우는 평범한 아줌마일 뿐이니까.
책을 많이 팔려면 노이즈마케팅이라도 필요할 수 있겠다. 그렇지만 내가 괜히 나서서 책의 본질을 흐리는 쓰잘데기 없는 논란거리를 만들 일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혐오와 편견으로부터 나 개인으로 조심해야 하는 것도 있지만, 세상에 피로감만 더하고 싶지 않다.
그래도 서면 인터뷰 요청은 나로서 성실하게 응답했다. 인터뷰이로서 대면 인터뷰가 서면 인터뷰보다 낫지 않을까 싶었다. 아무래도 표정 없는 글로서 전달하는건 한계가 있다. 소상히 써야하고 단어 선택도 더 신중해진다. 그래서 작업 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
문화일보 2023. 11. 10.
“ 엄마라는 유대로 뭉친 이들 지나친 신뢰로 때론 부작용 ”
https://m.munhwa.com/mnews/view.html?no=2023111001031912056001
문화일보 박동미 기자님과 인터뷰는 내가 언론의 인터뷰이가 된 건 처음이라 서면인데도 긴장했었던 것 같다.
긴장의 이유는 “과연 내가 한 말이 곡해 없이 전달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때문이었다. 물론 기사 내용을 확인하고 안심했다.
얼룩소 인터뷰 2023. 11. 20
“ 맘카페, 왜 불편하세요? by 정지섭 ”
https://alook.so/posts/6MtOPkd
미디어 플랫폼 얼룩소와 진행했던 인터뷰. 인터뷰를 먼저 게시하고 추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내가 이틀동안 실시간으로 달아야 했다. 이게 재밌어서 매우 열심히 참여했다.
뭔가 편견가득한 질문을 예상했고 그걸 양지로 끌어내보려니 올라오지 않았다. 인터넷을 보면 불만이 가득하지만 다른 의견과 직접적인 충돌은 기피한다. 그 점이 나에게는 재미있는 포인트였다.
투데이신문 2023. 12. 18.
“ 맘카페라는 세계 맘카페 혐오에 숨어있는 한국 사회 자화상 “
https://www.n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1657
투데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다양한 질문에 대해 답했다. 책 내용 기반이었던 질문이 인터뷰 요청 때와는 달리 대폭 바뀐 것이 당혹스러워 고사할지도 고민했다.
그래도 젠더 이슈나 시사 전반에 대한 개인적인 견해는 잘 전달되었다고 생각한다. 결국 내가 말하고자 한 바는 “우리는 남성과 여성이 공존하는 사회에 살고 있음“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웃스탠딩 뉴스레터 2024. 1. 9.
“ 맘카페 운영자가 본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본질 “
https://outstanding.kr/momcafe20240109
김지윤 님과 함께한 아웃스탠딩 인터뷰는 개인적으로 아주 재밌게 진행했다. 내 책에서 초고의 ‘맘카페의 상업화’ 내용은 하나의 챕터였지만 대폭 편집되었는데 그 한을 대부분 풀 수 있었다.
사실 사람들은 맘카페에 대해 이런 내용을 더 궁금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맘카페가 정말로 돈이 되는지부터 바이럴 마케팅 기법 같은 것 말이다. 그런 것들이 단지 경제적인 활동에 불과할까? 작금의 저출산 현상과 과연 무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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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를 브런치에 되도록 적지 않으려고 하지만 앞으로 인터뷰는 아마 없을 것 같아 글로 정리해 본다.
애 둘 키우는 평범한 엄마를 지향하는 나로써 인터뷰 참여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평범한 사람들은 조용히 산다. 각자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며 아등바등 바쁘게 살면 목소리를 낼 여력이 없으니. 나도 역시 그러했다. 현실세계에서 꺼내지도 못하는 극단화된 의견만 도드라지는 희한한 세상이다. 목소리 큰 사람들 가운데서 나 같은 사람의 평범한 목소리가 의미를 가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