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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구석이지만 잘 먹습니다.

"오늘 뭐해 먹었어?"

"도대체 뭘 먹어야 할지 모르겠어"

"우리 집 애들은 잘 안 먹어. 그 집에 보내고 싶네"


주변 지인들과의 수다에 늘 등장하는 말이다.  나를 보면 뭘 해 먹으면 좋을지 모르겠다며 메뉴 추천을 해달라고 한다. 특히 요즘 코로나 팬데믹으로 집 밖에 나가기 어렵고, 식당을 이용하기 어려운 시점에서는 더 그렇다. 결국 찾는 곳은 밀키트나 배달음식을 검색한다고 했다.


랜선 요리를 위해 지역 곳곳에 있는 학생들에게 요리 키트를 배송하기 위해 밀키트를 이용해 보았다. 한 번의 이용이었지만 쌓이는 1회 용기에 입이 벌어진다. 재료마다 비닐포장에 플라스틱으로 한번 더 포장했다. 재료가 상하지 말라고 아이스팩과 함께 스티로폼에 담아져 왔다. 재료는 2인분으로 냉면그릇 하나 정도인데 쓰레기는 한 상자가 나왔다.


배달음식 또한 마찬가지다. 코로나 팬데믹 이전에는 회수용 그릇을 이용했는데 배달마저도 1회 용기를 이용하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거는 안다. 하지만 이대로 배송업체와 배달음식을 이용하다가는 코로나 팬데믹이 아니라 더한 바이러스가 올게 분명하다.


환경운동가는 아니다. 하지만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조금이라도 건강한, 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을 수없이 고민한다. 이런 의미에서 보면 요리수업을 하고 포장을 해 주었던 과거의 일이 뇌리를 스친다. 편리함에 익숙하고 차선이 없다 보니 1회용 포장용기를 사용했는데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 고민이 많다.


그나마 방구석에서는 선택할 수 있는 건강한 방법이 있다. 바로 집밥이다. 방구석 브런치를 통해 집에서 만들 수 있는 쉽고, 다양한 요리를 소개하려고 한다.

방구석이지만 잘 먹습니다.

방구석 브런치를 이용하면 좋은 점

분식집 부럽지 않은 방구석 요리

전문 식당 부럽지 않은 방구석 요리

빵집 부럽지 않은 방구석 베이킹

세계 음식여행 방구석 요리

푸드코디네이터에게 배우는 홈 테이블 아이디어


어렸을 적 가마솥에 끓인 물 누룽지를 먹고 자랐다. 고기반찬이 없으면 밥투정하기 일수였고, 입이 까탈스러웠다. 70~80년대 고기를 구경하기란 쉽지 않은 일, 이런 딸에게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백김치였다. 살얼음 아삭 거리는 백김치에 흰쌀밥을 뭉쳐 돌돌 말아먹었던 백김치 쌈. 그 까탈스러운 입맛의 아이가 요리하는 일을 하게 되리라고는 아무도 몰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성장기 까탈스러움이 미각을 발달시켰는지도 모른다.


출산 후 전업이었던 유치원 교사직으로 다시금 복귀할 자신이 없었다. 내 아이를 또 다른 누군가의 손에 늦게까지 맡기고 나는 다른 아이들을 돌봐야 한다는 고민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결국 선택한 일이 늘 즐겁게 요리하고, 맛있는 것을 찾아 먹는 것을 좋아했던 경험을 살려 프리랜서 요리강사를 시작했다.


출강하며 요리에서도 잔뼈가 굵어갈 즈음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더 이상 요리강의를 나갈 수 없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나와의 요리시간을 기다리는 많은 수강생들이 있지만 음식을 함께 만들어야 하는 요리 특성상 당분간 오프라인 수업은 어려울 거라 전망한다.


하지만 실망하지 마시라.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먹을 수 있다. 1년여 사회적 거리두기로 방구석에서 지내며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먹었다. 매일 다른 요리를 한다는 것은 어렵다. 엄마들에겐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들, 소중한 내 생명 배달 음식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배달음식이나 인스턴트 음식도 가끔 먹어야 맛있다.


요즘은 어른이고 아이고 집밥만 먹으면서도 집밥을 외친다. 그만큼 인스턴트 노출이 많기 때문일 거다. 방구석 브런치(집밥) 하며 가족 건강도 지키고, 환경도 살리면 좋겠다.


오늘 아침밥을 먹으며 아들이 말한다.

"엄마, 난 엄마가 맛있는 밥 해줘서 좋아요. 집밥이 최고죠"


음... 집밥 해내느라 애쓰는 엄마 마음을 알아주니 고맙다. 방구석 브런치 뭐 별건가? 가족의 고맙다는 말 한마디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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