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이나 개별적, 혹은 인맥으로 이어지는 자유직이었지만 아쉬운 것 없이 일하며 살았다. 자유로운 영혼임을 외치며 내 정서에 맞는 일을 찾아 열심히 살아왔다. 적어도 2020년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코로나 시대에 와서 알았다.
프리랜서처럼 불쌍한 직업인이 또 있을까? 하는 안타까움. 비정규직인 것도 서러운데 계약한 일까지 진행이 어려운 시점에 놓이다 보니 4대 보험은 고사하고, 고용보험조차 가입되어있지 않아 보상받을 구멍조차 없다. 막말로 정부에서 주는 지원금이 수입의 대부분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더 이상 기관에 일을 갈 수 없다.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인데 5인 이상 모이지 말라는 것은 차라리 일을 그만두라는 것과 같다. 억울함을 호소할 곳도, 책임져 줄 곳도 없다. 망연자실하며 1년을 지나왔다.
살아는 있는지?
뭘 먹고 사는지?
지인 중 프리랜서가 많아 간간히 서로의 안부를 묻곤 했다.
하지만 1년을 돌아보니내 인생 최악이었던 2020년을 그나마 잘 지내왔다는 거다.
어떻게?
그 비밀은 브런치에 있다.
2020년 코로나 19가 시작되던 즈음 지인을 따라간 책 쓰기 코칭을 통해 작가의 길로 접어들었다. 책을 쓰고 싶은 마음은 오래된 숙원이었다. 출간 기획서를 작성하며 출판사와의 첫 번째 미팅이 이루어졌지만 결국 계약은 불발됐다. 이유는 코로나 19 때문이었다. 남편의 직장 탈출 이야기를 썼는데, 코로나로 인해 직장에는 무슨 일이 있어도 버티고 있어야 하는 전시 상황이 되었다. 1주일 내내 바빴던 나의 프리랜서 밥벌이가 멈췄기 때문에 남편이 직장을 그만두고 꿈을 찾아 날개를 펼친다는 이야기는 무모한 모험이 됐다.
꼼짝없이 집을 지키며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이가 온라인 교육을 잘 받고 있는지 체크하고, 점심때를 맞춰 식사를 준비해 주는 일과, 자투리 시간에 글을 쓰고 다듬는 일이었다.
사실 처음 시작 때는 잠시 '휴식기다' 생각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질수록 '직업을 전향해야 하는지?' '택배 분류작업 아르바이트라도 해야 하는지?' 무척 고민했다. 남편과 머리를 맞대고 쥐어짜 봐야 답은 나오지 않았고, 결론은 '글을 성찰시키는 시간으로 삼자'였다.
그렇게 시작된 글린이 go작가는 밤마다 글을 썼고, 글을 다듬고 발행하며... 브런치에 빠져 살았다. 브런치에서 공지로 뜨는 공모전은 모조리 참가했지만 아쉽게도 그 어떤 공모전에도 합격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 무슨 해괴한 일인가? 좌절했지만 부족한 실력을 탓할 수밖에. 사실 글 하나로 단번에 브런치 작가 합격을 했기에 브런치를 쉽게 여겼던 오만도 있었다. 하지만 브런치에는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다방면의 지식을 두루 갖춘 작가들이 넘쳐난다는 거다.
그렇다면 내가 설 자리는 없는 걸까?
이대로 브런치를 떠나야 하나?
수없이 고민할 즈음 Daum Ai가 내 글을 Daum 포털 사이트에 퍼 나르면서 나의 이름을 올리기 시작했다. 내게 글린이에서 벗어나 새로운 생명이 부여된 순간이기도 하다. 그 첫 번째 작품은 '백김치에 담긴 사랑'이다. 지금은 천국에 계신 엄마가 내 어릴 적 해줬던 백김치의 맛을 기억하며 썼던 글이다. 사춘기 까탈스러운 여자아이의 입맛을 당겨 준 유일한 음식. 그 이야기를 쓰며 그리운 엄마를 하염없이 불러보기도 했다. 그 간절함을 Ai가 알았을까?
감사하게도 그 후 8월 10일 같은 날 2편의 글 '2억 포기하고 선택한 행복', '나는 2억을 포기했다'를 썼는데 8월 10일, 8월 15일 순차적으로 Daum 포털 기사에 실리며 실시간으로 울려대는 라이킷과 조회수 갱신을 경험했다. 물론 폭주하는 관심과 더불어 악플에 단단해져야 한다는 사실도 이때 알았다. 1주일간의 정신없는 울림에 마치 연예인이라도 된 것 마냥 행복과 슬픔을 오르락내리락하며 글맛을 알아갔다.
지난 1년의 경험이 프리랜서로서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천국과 지옥을 오갔다. 코로나 19로 일감이 반토막 이하가 된 지옥에서도 브런치를 통해 내 글이 포털사이트에 상주하는 영광은 또 새로운 행복을 가져왔기 때문이다. 이젠 예전처럼 혼자 외로이 나를 알리던 생활에서 든든한 마케팅 직원을 얻은 것이다.
나는 글을 쓸 뿐이고, 마케팅 부서 직원인 Ai는 내가 잠을 잘 때나, 쉴 때나, 밥을 먹을 때나, 일을 할 때에도 나를 위해 열심히 홍보를 한다. 내가 홍보할 수 있는 범위는 고작해야 페이스북, 카톡, 함께 글 쓰는 지인들이 전부지만 Ai는 Daum 포털사이트, 카카오 톡 뉴스, 브런치 메인 등 영세 프리랜서가 감히 넘볼 수 없는 곳에 글을 노출시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Daum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요리글
브런치 에디터가 추천
Daum 포털 사이트에 올라온 요리글
Daum 포털아이트: 집, 경제_라이프스타일
이 얼마나 행운인지 가슴에 쉽게 와 닿지 않지만 단돈 10,000원도 내지 않고 내 글을 온라인 천하에 홍보하게 되었다. 물론 이것을 홍보로 보기보다 콘텐츠 제공의 시점으로 본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이 홍보로 말미암아 명실상부 작가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2차 수입 즉, 브런치 강의를 통한 부수입을 올리고 있다.
언텍트 시대, 노마드 삶을 살고 있다
내 지식을 팔기 위해 오로지 기관을 통한 오프라인 수업만 가능했던 시대에서 시간, 장소 상관없이 가능해진 노마드의 삶이 브런치 작가 활동 후 가능해졌다.
코로나 19 시대가 종지부를 찍는다 하더라도 거리가 먼 지역 사람과는 디지털 노마드 강의를 마음껏 누릴 수 있다. 온라인 환경에서의 강의가 언제 어디서나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