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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쓰기는 처음이라서요...

60일간의 브런치 휴재 이유랄까요?

그동안 책 쓰기에 집중하느라 알림도 드리지 못한 채 2달간 휴재를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새 2달이 되었는지 몰랐는데 브런치에서 친절히 알려주네요. 지난 5월 11일 복리 10년의 마법, 제가 해보았습니다. (brunch.co.kr)를 올리면서 잠시 브런치 글 연재를 쉬게 되었습니다. 쉬는 동안에도 더 많은 분들이 구독자로 등록해 주시고, 라이킷, 댓글 쓰시고 가신 분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그동안 읽지 못한 이웃 브런치러분들의 글이 밀려있습니다. 지금부터 열심히 폭풍 읽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어떤 소식들이 올라와 있을지 기대됩니다^^


2달간의 휴재를 마치고 오늘은 그간의 집필에 대해 간단히 나눠보고자 합니다.


1. 출판 계약서를 쓰다.

2021년 2월 6일 원고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투고 후 10일 만에 출판사와 정식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출판사가 나에게 프러포즈했다. (brunch.co.kr) 출판사 대표를 직접 만나고 원고에 대한 내용을 3시간 가까이 이야기 나눴네요. 그중 책을 쓰고자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몇 가지 말씀드릴게요.


첫째, 원고 분량은 한글문서에서 11포인트 160쪽 전후로 작성해라.

일반적으로 250쪽의 책이 나오기 위해서는 120쪽 정도면 되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혹시 편집할 것을 감안하셨는지 조금 더 요청하셨어요. 그림이나 데이터가 많이 들어가는 경우는 80쪽으로도 책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좀 많은 분량에 저도 놀랐습니다. 책을 탈고하고 보니 목차에 장마다 그림 넣고 150쪽이 나왔습니다.  


둘째, 절대 급하게 쓰지 마라.

급하게 쓰다 보면 내용이 엉성해지고 편집 단계에서 추가 분량이 나오다 보니 편집자가 일하기 매우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내용을 추가하고 싶다면 차라리 후속 편을 만들고, 첫 작품은 최대한 내용 추가 없이 순수하게 교정, 교열만 볼 수 있도록 완벽하게 할 것을 부탁하시더라고요. 어느 정도가 완벽함 일지 여쭈었더니, 원고만 봐도 구토가 나올 정도라고 하셨어요. 그런데 사실 저는 원고를 보고도 구토가 나지 않더라고요. 이게 내가 쓴 게 맞을까? 싶을 정도로 사랑스러운 마음에 더 꽁꽁 끌어안고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탈고까지 4개월이나 걸렸답니다.


셋째, 제목을 세분화하라.

목차에는 각 장이 있고 장에는 중제 목 소제목이 있는데 소제목을 최대한 많이 나눠서 세분화하라고 했어요. 작은 제목 하나를 1 꼭지라고 하는데 80 꼭지 정도 나오도록 쓰라고 말이죠. 정말 80 꼭지 언제 쓸까 싶었는데 결국 쓰더라고요. 계약서가 존재하다 보니 초인적인 힘이 나온 것 같아요.


넷째, sns상에 글을 많이 오픈하지 마라.

이 부분은 출판사마다 다르겠지만 출판사의 입장이 많이 고려된 사항이에요. 출판은 한 사람의 지식과 지혜가 담긴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지만 출판사로서는 판매와도 관계된 일이거든요. 많은 오픈은 판매에 영향을 준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파워 블로거나 유명 유튜버들은 꾸준히 올린 글들이 묶여서 책으로 나오긴 하지만요. 책 내용과 관련된 이야기는 매거진 <경제라면>에 연재되어 있어요.


다섯째, 마음껏 써라.

누가 뭐라고 해도 작가의 생각이 중요하다. 다른 사람 의식하지 말고 마음껏 쓰라고 하더라고요. 최대한 작가가 쓴 글은 고치지 않는다 했어요. 출판사에서 뜯어고치는 일이 없으니 작가가 쓰고 싶은 방향으로 쓰라 했는데 특별 배려를 받은 것 같은 마음에 참 감사하더라고요.


2. 책 쓰기는 처음이라서요...

책 쓰기는 처음이라서 정말 전투적으로 글을 썼어요. 쌓여가는 책은 온방 구석구석 탑을 만들고 있었죠. 혹시 오류가 있을까 고민하며 이 책 저책 많이도 살펴봤답니다. 이 많은 책들을 언제 다 읽을까 싶지만 책 읽는 것도 속도가 붙더라고요. 어려운 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지는 않고 중요한 부분을 반복해서 읽으며 비교했어요.

살펴본 책의 일부 흔적들...


어느 순간 글을 쓰다 보니 집중이 잘되고 잘 써지는 시간이 있었어요. 안타깝게도 새벽 2~4시ㅜㅜ 생활이 완전히 바뀌어버렸어요. 밤새 글 쓰면서 다듬고, 새벽에 잠들고를 반복하게 되더라고요. 어떤 분은 힘들지 않냐고 물어보시는데 오히려 이 시간을 즐겼답니다. 그렇게 오전에 잠자고 오후에는 강의하고 또 밤에 글 쓰고... 작가마다 각자 편한 방법이 있는 듯해요.


3. 드디어 탈고했습니다.

 마지막까지 고민한 것이 책의 성격상 아이들의 용돈관리 실천사례가 많이 들어가서 아이의 그림도 함께 넣었으면 하는 마음에 그림을 편집하여 넣었습니다.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으로 평가를 기다렸는데 딸아이의 그림이 좋다는 긍정의 반응을 들었어요. 책의 콘셉트에도 많은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책에 삽입 될 딸아이의 그림


4. 그 다음 단계...

보통 원고 투고를 하고 계약이 성사되면 편집자가 결정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저의 경우는 원고 탈고 후 편집자가 결정이 됩니다. 요즘은 편집자 우선 매칭과 후 매칭이 50:50인 것 같아요. 어느 쪽이 더 좋다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초보 작가 입장에서는 편집자 후 매칭이 '과연 원고를 끝까지 쓸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상당했습니다. 편집자 우선 매칭의 경우 작가의 의도와 방향이 틀어질 수도 있으나 편집자의 칭찬과 격려는 작가를 춤추게 하며 탈고할 수 있는 좋은 사탕이 되는 건 맞는 것 같습니다.

앞으로 책이 완성되기까지의 단계는 다음의 순서로 진행됩니다. 이 순서는 출판사마다 조금씩 상이합니다.

편집자 매칭 및 편집 기획, 작가와 편집 협의

1교 PDF완성

교정, 오탈자, 오류 확인

원고 수정 후 2교 PDF

2교 확인 및 제목, 표지 시안 협의

3교 확인 및 최종 디자인 확인

인쇄


책 쓰기는 처음이라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합니다. 처음 투고를 할 때는 과연 할 수 있을까? 수없이 많이 흔들리는 마음과 괜히 허튼짓 하는 건 아닌가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용기를 내어 한 걸음씩 나가다보다 어느새 책 출간까지 절반의 다리는 건너온 것 같아요. 이제 시작한다고 늦었다 포기하시는 분이 있다면 저의 글을 보시고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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