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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불의 기적?

브릿지러의짧은 생각

전 세계가 생명의 위협을 받고 있다.
코로나 시국으로,
아프가니스탄의 몰락으로,
아프리카 말라리아로

코로나로 현장 강의가 들쑥날쑥이다. 이젠 백신을 완료 후 접종 증명서가 있거나, PCR 음성 결과지를 들고 가야 수업을 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또한 기관마다 달라서 PCR 검사를 한다 해도 모든 교육장이 다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그나마 8월 말 예정되어 있던 2차 백신 예방접종이 수급 차질로 9월로 연기되었다. 모더나 백신의 수급 차질을 뉴스로 접했는데, 내게 이렇게 빨리 피해가 되는 현상황이 적응이 되지 않는다. 결국 현장 강의도 9월 중순으로 연기해야만 하다니...


내 삶의 경제적인 손해를 누구에게 탓하랴? 그저 지금의 코로나 시국이 슬플 뿐이다. 저 멀리 이웃나라의 전쟁상황에도 지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해줄 수 있는 건 그저 무사하길 바라는 마음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슬픈 마음을 가다듬고 냉장고를 연다. 아무리 힘들다 하지만 그래도 내겐 과일도 있고, 우유도 있고, 밑반찬들도 한 달은 족히 먹을 정도의 저장음식이 있다. 물론 매일 같은 반찬은 먹을 수 없기에 또 마트를 달려가겠지만 말이다.


코로나 시국으로 불만을 쏟아내며, 무얼 먹을까? 고민하는 내가 미안해지는 마음이 들 때가 있다.

얼마 전 아프리카 박 선교사님을 만난 후 그 마음이 더 짙어졌다.


페북 친구로 가끔 소식을 주고받던 박 선교사님은 아프리카 마사이족의 말라리아 상황을 전해 주었다. 전 세계에서 매년 말라리아로 사망하는 이가 2019년에는 40만 명, 2020년에는 76만 명이라고 한다. 2020년이 2019년도 보다 두배 가까이 많은 것은 코로나19 방역 쪽으로 지원이 몰려 사망자가 늘어났다고... 전체 사망자 중 94%가 아프리카 지역이며, 67%가 5세 미만이다.<자료출처:굿네이버스>  

나는 이 수치를 듣고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말라리아는 지금까지 나와는 아무런 연관이 없었기 때문이다. 한국은 매년 말라리아 환자가 500명 남짓이다. 거의 대부분 가벼운 증상인 오한, 발열, 두통, 구토 등 감기 증상과 유사한 '삼일열 말라리아'로 치료를 받으면 완치할 수 있다.

하지만 아프리카 지역은 '열대열 말라리아'로 치명적이다. 감기 증상도 심하게 오고 황달, 심부전, 의식장애, 급성 뇌증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고 한다. 말라리아를 박 선교사님은 6번이나 걸렸고 그중 2번은 생사를 가를 정도로 힘겨웠다고 했다. 이렇게 매년 말라리아에 감염되는 사람이 전 세계적으로 2억 명 가까이 된다고... 신속한 치료가 생명을 살릴 수 있지만 아프리카는 빈곤과 청결, 의료서비스의 열악함이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 세계에 닥치기 전엔 그나마 지원을 간간히 받을 수 있었지만 상황은 더 열악해지고 있다.


보통 아프리카 사람들은 1년에 5~6번의 감염을 겪는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예방법은 있다. 모기퇴치가 가능한 모기장이 감염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자, 비용면에서도 5불만 있으며 온 가족이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 물론 100%는 아니지만 감염률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

우리 아이들에게 말라리아 예방에 대해 말하니 대수롭지 않게 말한다.

"엄마, 그럼 모기장만 사면되네"


그렇다. 5불을 내고 모기장을 사면된다. 한화로 5500원, 카페라테 한잔 값이다.


그렇지만 그들에겐 모기장을 살 여윳돈이 없다.

맛사이족 4인 가족 한 달 생활비는 우리 돈으로 약 10만 원으로 식비는 2만 5천 원, 25Kg 옥수수가루 한 자루 값이다. 옥수수 가루 한 자루면 한 달을 먹는다 했다. 옥수수 가루를 끓여서 먹는데 그나마 조금 여유가 되면 옥수수를 통구이로 먹거나 반찬을 곁들이는 정도다. 염소 한 마리를 잡으면 온 마을이 잔치를 할 수 있다고.


내 어릴 적 40년 전 이야기를 듣고 있는 착각이 들었다. 밥과 반찬 2~3가지... 고기는 언감생심 명절이 되어야만 돼지 한 마리 잡아 동네 사람들이 나누고 잔치하던 때가 있었다. 어릴 적 밥투정해봐야 없는 살림에 나올 것 없었던 그 시절, 백김치 먹으며 입맛을 달랬던 아련한 추억이 떠오른다. 엄마를 추억하며 '백김치에 담긴 사랑' 이야기를 쓰기도 했더랬지. 먹을 것 없던 그 시절은 그나마 나았다. 모기에 물려 죽지는 않았으니 말이다.

https://brunch.co.kr/@naarya/14



올해 초 브런치 1:1 강의를 하며 수강료의 일부를 모기장 후원으로 보냈다. 브런치에 글 쓰며 행복했던 내 삶이 강의로까지 이어지며 수입이 생긴 것이다. 수강료의 일부를 의미 있게 쓰고 싶었고, 마침 박 선교사님의 말라리아 선교 소식을 접하게 되어 일부를 후원했더랬다. 이런 내 이야기를 듣고 수강생분들도 감동했다며 모기장 후원을 했고, 그 인연으로 박 선교사님이 한국에 잠시 귀국했다는 소식에 맛있는 한 끼를 대접하고 싶어 자리를 마련했다.


함께 식사를 하며 아프리카 이야기를 듣는 것은 새로운 비전을 갖게 하고 나보다 더 어려운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 자리였다. 식사대접에 대한 인사로 맛사이족 화가가 그린 탕가 탕가 풍의 그림을 선물로 받았는데, 맛사이족 사냥을 떠나는 용사들을 그린 그림이다. 그림의 색감이 화려하고 젊은이들의 활기가 느껴지는 그림이었는데, 화가들의 그림시장에 공정무역이 절실하다는 말도 전해주었다. 이들은 작품을 팔면 그림값의 10%만 화가의 몫으로 돌아가는 불공정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이 또한 공정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시장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했다.


5불...

지금 내게 5불이 없어도 밥은 굶지 않는다.

말라리아로부터도 안전하다.

달리는 비행기에 매달리지 않아도 된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

너무 행복한데 슬프다.




말라리아 선교 후원에 관심이 있다면 저에게 메일(naarya@hanmail.net)이나, 페북(www.facebook.com/naaryago)으로 연락 주시거나 말라리아 교육재단(MEF 박종원 선교사(010-2108-9004 / jwpstory23@gmail.com)으로 연락 주시면 됩니다.


말라리아 교육재단(MEF)이란?

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5년간 선교사로 사역하며 6번 말라리아에 걸려 2번 죽을 고생을 했던 박종원 선교사가 그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9월 8일 애틀랜타에 설립한 선교재단입니다. 2017년 1,000개, 2018년 1,500개, 2019년 2,000개, 2020년 2,691개의 모기장을 아프리카에서 나눠주었고, 이제는 선교재단을 설립하여 그 사역을 제3세계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이 선교재단의 설립목적은 1) 말라리아로부터 생명 살리기, 2) 가난해서 교육받지 못하는 아동과 청소년(녀)들의 교육 지원입니다.

이 목적을 위해,

말라리아 예방 모기장 보급,

아프리카에 10개 나라에 10개의 모기장 공장을 설립하여 가난한 분들에게 무료로 모기장 보급,

제3세계에서 메프 장학금을 통한 인재 발굴,

제3세계 가난한 마을에 대안학교와 도서관 교회를 설립 및 지원,

제3세계 공립학교 지원,

아프리카 현지 부족어 성경책 보급 등을 실천합니다.     


‘5불의 기적, 말라리아 예방 모기장’은 5불 모기장 1개로 4인 한가족을 1년 이상 말라리아로부터 보호할 수 있습니다. 20불이면 4인 한가족이 한 달간 먹을 최소한의 양식(옥수수가루)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아프리카는 사하라 사막 이남 지역에서 매일 3천 명의 어린이가 말라리아로 사망하고 있습니다. 현재 이 지역의 나라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사망자보다 말라리아로 인한 사망자 더 많습니다. 말라리아는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전염되는 것이 아니므로 말라리아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모기장으로 예방하면 80% 이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후원 및 문의: 박종원 선교사(010-2108-9004 / jwpstory23@gmail.com)

국민은행 022210429961 (박종원)


찢어진 모기장 교체, 모기장을 받고 환하게 웃는 아기엄마

맛사이부족 그림을 설명하고 있는 박 선교사님, 방구석 브런치와 모기장 후원 함께해 주신 분들



https://youtu.be/BgyUsLtrE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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