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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뭐 먹지? 그래, 떡볶이로 결정했어!!

아버지의 병환으로 지난주 자매들 집 투어가 있었다. 막내가 사는 구리에서 아버지를 만나 큰언니가 사는 원주에 모셔다 드렸다. 그곳에서의 따뜻한 황태 북엇국은 내 마음의 수첩에, 그리고 이 브런치 공간에 고스란히 남아 추억을 떠올릴 때마다 꺼내볼 수 있게 되었다. 이후 만나는 순간의 찰나 모든 것이 내게는 더없이 소중하게 느껴졌다.


아버지를 모셔드리고 부지런히 나와 운전대를 잡았다. 시간을 보니 1안 2안으로 계획했던 2안을 실행해도 무리는 없을 것 같아 내비게이션을 충주로 맞췄다. 저녁에 수업이 있었기에 늦어도 6시 전에는 집으로 무사 귀환을 해야 수업에 지장이 없는 상황인지라 1안은 둘째 언니에게 가는 시간이 촉박하면 원주에서 바로 집으로 귀환하는 것이었고, 2안은 부지런히 다니면 둘째 언니에게도 다녀온다는 계획이었다. 

정리하자면,

1안 화성에서 출발-구리 동생네-원주 언니네-화성으로 귀한

2안 화성에서 출발-구리 동생네-원주 언니네-충주 언니네-화성으로 귀한


바쁘고 힘드니 얼른 집에 가서 푹 쉬다가 수업을 해도 되지만 충주를 굳이 네비로 맞추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막내 동생네에서 함께 만든 맛있는 김치를 전해주고자 했던 마음(막냇동생 시어머님의 전라도 김치가 정말 맛있다)과 둘째 언니네 가게에서 떡볶이를 공수해 오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장기화되는 코로나로 인해 둘째 언니네 가게는 한동안 폐업을 걱정할 정도로 심각했었는데, 다행히 배달어플을 이용하여 또다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물론 배달어플로 받는 배달료가 모두 매출로 잡혀 손해를 보고 있다고는 했지만, 이것 또한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다.) 

그 맛있는 떡볶이를 먹고싶어서랄까? 나는 다시금 정신없이 충주로 차를 몰았다. 원주와 충주는 1시간 거리로 비교적 가까운 거리다. 언니는 마침 출근 전이라 집에 있다고 했다. 


김치통을 들고 낑낑거리며 현관을 들어서는데, 주말에 아버지 모시러 원주에 갈 거라고 안 와도 되는데 고생했다며 말을 건넨다. 하지만 나는 마침 기다렸다는 듯이 동생 주려고 바리바리 싸놓은 가방들을 보니 

'잘 왔다. 나도 보고 싶었다.'로 들렸다. 

"언니, 뭘 이렇게 많이 쌌어?"

"으응, 만나면 주려고 갖고 있었는데, 글 쓰는 것도 힘든데 먹고 힘내라고."

먹고 힘내라는 선물은 블루베리가 들어간 홍삼에 석류로 만든 콜라겐이었다. 이런 신기 방통 한 선물을 받게 되다니, 김치를 전달한 내게 참 잘했다는 뿌듯함이 몰려왔다. 마침 김치가 떨어져 가는데 잘됐다고 하니 참 신기한 일이기도 하다. 이런 것이 누이 좋고 매부 좋고라지^^


언니의 선물을 한 아름 차에 싣고 함께 가게로 향했다. 바쁜 처제를 위해 형부는 떡볶이 키트를 3인분씩 두 팩이나 포장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두고두고 먹고 싶다고 장까지 담아가는 처제가 밉기도 할 텐데 허허 웃으며 차에까지 짐을 실어주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들어오는 손님맞이에 언니와의 만남은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시금 차를 몰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병환이 깊다. 그동안 건강하게 사셨기에 미처 생각지 못한 아픔이다. 물론 지금껏 꾸준히 아버지의 천국 소망을 위해 기도하고 있었지만, 질병이라는 언어가 가져다주는 충격은 가볍지 않다. 지금의 아픔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결코 쉽지 않은 새로운 문제를 맞닥드렸다. 하지만 아버지를 모시고 이동하며 느낀 건 아버지가 아픈 것에 정신을 놓을 것이 아니라 자매가 가질 수 있는 우애, 부모로 부터 맺어진 가족이라는 끈끈한 피로 지금의 아픔을 헤쳐나가는 것이 천국에 있는 엄마가 바라는 바가 아닐까 싶다.


아버지를 모시며 경기, 강원, 충북 세 지역 투어를 하고 왔다. 언니들과 동생이 나눠준 사랑을 듬뿍 안고 말이다. 이 사랑도 내 가슴에 꾹꾹 눌러 담아놓는다. 아파도 먹어야 살고, 살아도 기쁘게 살아야지!!


아, 오늘은 뭐 먹지?

그래 난 오늘 떡볶이로 정했어!!


형부 표 즉석 떡볶이 맛있게 먹고, 그동안 밀린 글 쓰며 오늘에 최선을 다해야겠다.


모둠 즉석 떡볶이 만들기

멸치, 무, 양파, 다시마로 육수를 낸다.

떡, 양배추, 양파, 라면사리, 당면 사리(당면은 찬물에 불린 것), 삶은 계란, 어묵을 적당한 크기로 썰어 냄비에 담는다.

떡볶이 양념장을 넣는다.

육수 800g을 붓고 끓인다.

보글보글 끓으며 라면이 익으면 먹는다.

취향에 따라 치즈를 올려 먹는다.(끓인 떡볶이를 그릇에 담고 치즈를 올리면 떡볶이 열기에 의해 녹는다.)

다 먹은 냄비에 떡볶이를 조금 남기고 밥, 참기름, 김치 다진 것, 김가루를 볶아 맛있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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