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가 옵니다.
이 비가 그치면 봄이 성큼 다가오겠지요. 꽃도 피고, 땅을 뚫고 나오는 봄나물들이 지금 땅속에서 삐죽 고개를 내밀고 햇살을 만나려고 기다리고 있네요. 봄나물 하면 역시 냉이와 쑥이지요.
이제 곧 쑥을 뜯을 수 있으니 오늘은 쑥과 관련된 동화책과 요리를 소개해 볼게요. 제목은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입니다. 벌써 책 표지만 보아도 할머니와 손주가 쑥을 뜯으러 가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신이 나지요. 옥이네 할머니와 함께 향긋한 쑥 뜯으러 가 볼까요?
이 책은 조혜란 작가가 글도 쓰고 그림도 그렸답니다. 1965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홍익대학교에서 한국화를 공부했어요. 표지만 봐도 알 수 있지만, 시골에 있는 할머니가 생각날 것 같은 향수 가득한 동화책이랍니다. '할머니 어디 가요'는 4권의 시리즈로 되어있습니다. 소재와 관련한 요리가 가득한 책인데요, 음식이 우리 식탁에 오르기까지 김치 한 조각도 농부의 땀이 배어 있는 소중한 것'이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어요.
요리 소재가 다양한 시리즈 책이니 제철에 읽고 활동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
『할머니, 어디 가요? 앵두 따러 간다!』
『할머니, 어디 가요? 밤 주우러 간다!』
『할머니, 어디 가요? 굴 캐러 간다!』
향긋한 봄나물 뜯으러 가요!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는 맛난 반찬 귀한 반찬 하러 들로 산으로 갯가로 뛰어다니는 일곱 살 옥이와 옥이 할머니 이야기입니다. 쑥개떡, 엄나무 순, 고사리나물에 얽힌 엉뚱하고 재미있는 옥이와 할머니의 봄 이야기가 따뜻하고 신나게 펼쳐집니다. 노랫말 같은 대화 글과, 화사하고 정겨운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향긋한 봄내음이 코끝으로 전해져 오지요.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_http://www.yes24.com
옥이와 할머니는 툇마루에 앉아 옥이 머리를 자릅니다. 뭉텅뭉텅 자른 머리카락이 방바닥에 뚝 뚝 떨어질 때마다 옥이 가슴은 철렁철렁 내려앉습니다.
"으앙! 내 머리 붙여 내요. 내 머리!"
거울을 집어 든 옥이는 울음을 터트립니다.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_http://www.yes24.com
이 그림을 보며 엄마 어릴 적 이야기를 들려주어도 좋을 것 같아요. 아이는 엄마의 옛날이야기 듣는 것을 매우 좋아하거든요.
"엄마 그래서 어떻게 됐어?"
"외할머니는 어떤 분이었어?"
"요리는 잘하셨어?"
"뭘 잘 만드시는데?"
질문이 끊임없이 이어집니다.
아이에게 외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고이고 맙니다. 아이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얼른 책장을 넘기지요.
할머니가 어디로 갔을까요?
옥이는 고개 넘고 밭을 지나 웅덩이 쪽으로 뛰어 할머니를 찾아 나섭니다.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_http://www.yes24.com
아하, 할머니는 쑥을 뜯으러 간 거였군요. 노랫말처럼 음률을 가지고 이어지는 동화는 저절로 음을 붙여 부르게 됩니다.
"쑥아, 쑥아, 어디 있냐? 쑥쑥 나오너라"
할머니, 어디 가요? 쑥 뜯으러 간다_http://www.yes24.com/ 옥이 할머니는 광주리 가득 뜯은 쑥을 가지고 요리를 합니다. 반죽을 기름에 둘러 고소하게 지진 쑥전을, 고슬고슬 쌀가루에 쑥을 섞어 만든 쑥버무리, 된장에 쑥을 넣어 끓인 고소한 쑥 된장국, 쌀과 함께 쑥을 찧어 쫀득쫀득 쑥 개떡을 동네 사람들에게 나눠도 주고 시장을 갑니다.
할머니, 어디가요? 쑥 뜯으러 간다_http://www.yes24.com 왁자지껄한 시장은 옥이의 또 다른 놀이터입니다. 붕어빵 아저씨와 쑥개떡을 바꿔 먹기도 하고, 할머니가 사준 핫도그도 맛있게 먹고, 검정 강아지 깜돌이도 만나 데리고 왔습니다. 할머니는 봄나물을 팔고 남은 돈을 꿀병에 꼬깃꼬깃 모읍니다.
"시장에서 할머니는 쑥개떡을 얼마나 팔았을까요?"
"옥이가 먹은 붕어빵은 어떤 맛이었을까?"
"옥이는 시장에서 또 무엇을 봤을까?"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며 옥이 할머니 흉내 내어 재밌게 들려준다면, 당장 쑥 뜯으러 들판에 달려 나가고 싶을 것 같습니다.
쑥버무리 만들기
재미있게 동화를 읽었다면 이제 맛있는 쑥버무리를 만들어 볼까요? 옥이 할머니처럼 가마솥은 아니지만 찜기를 이용해 포슬포슬 맛있고 향기 가득한 쑥버무리를 만들어 봅니다. 주변에 쑥을 뜯을 곳이 있다면 주먹밥 도시락 들고 쑥을 뜯으러 가도 좋겠어요.
2017.4.10_"엄마, 쑥 뜯으러 가요" 둘째의 요구에 바구니 들고 앞산에서 쑥을 뜯었습니다. 올해도 곧 쑥을 뜯으러 가겠지요.
재료를 알아볼까요?
재료:멥쌀가루 6컵(약 400g), 쑥 100g, 대추 8알, 밤 8알, 소금 1/2작은술, 물 1/4컵, 설탕 2큰술(30g) (잣, 단호박, 호두 등 집에 있는 재료 함께 넣어도 좋아요). 멥쌀가루는 방앗간용 사용했음.
쑥버무리 만드는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쑥은 잡티를 제거하고 깨끗이 씻어서 놓습니다.(물기 마르지 않게)
대추는 씨를 빼서 채 썰고, 밤과 호박은 먹기 좋게 깍둑썰기합니다.
멥쌀가루에 소금과 설탕을 넣고 굵은 체에 내려줍니다.
체에 내린 멥쌀가루에 물 1/4컵을 조금씩 뿌리며 손으로 뭉치지 않게 비벼 섞어준 후 다시 체에 내립니다.
체에 내린 멥쌀가루에 쑥, 대추, 밤, 단호박을 고루 섞이도록 버무려 줍니다.
찜 솥에 베보자기(면포)나 실리콘시트를 깔아주고 김이 오르면 위의 반죽을 솔솔 올려줍니다.
김이 오른 찜 솥에 센 불로 15분, 약 불로 15분 쪄 줍니다. (대나무 찜기는 괜찮지만 유리뚜껑이나 스텐 뚜껑일 경우 뚜껑에 면포를 씌워 덮으면 물이 떨어져 뭉치는 현상을 막아줍니다)
한 김 식으면 접시에 보기 좋게 담아냅니다. 틀을 이용하여 다양한 모양을 만든다면 아이들은 더 좋아합니다.
요리 Tip
쑥 버무리는 조리 과정이 어렵지 않아서 아이와 함께 만들기 좋습니다. 밤과 호박은 단단하므로 힘 조절을 잘하여 썰어야 합니다. 아이가 어리다면 보호자가 아이의 손을 잡고 함께 잘라봅니다.
쌀가루에 재료를 넣어 섞어 줄 때 쌀가루의 느낌을 느낄 수 있도록 질문합니다.
"쌀가루 만져보니 느낌이 어때?"
"밀가루와는 어떻게 다른 것 같아?"
"물을 넣으니 쌀가루가 어떻게 되었어?"
"쑥이 쌀가루와 섞이니 눈이 내린 나무 같구나!"
요리가 완성되었다면 따뜻한 차와 함께 쑥 버무리를 맛있게 먹습니다.
음~~ 쑥 향기가 정말 끝내줍니다.
브런치에 용돈 교육, 사는 이야기, 전원주택, 요리와 동화 글을 쓰고, 글을 엮어 책을 만듭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이가 있습니다.
작가의 책이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