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보니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잔뜩 성이 났는지 금세 폭우라도 퍼부을 듯 찌푸립니다. 앗, 번개가 번쩍 했어요. 곧 천둥이 치겠지요? 어디 숨을 데가 없을 까요? 귀를 막아보세요. 10, 9, 8, 7, 6, 5, 4, 3, 2, 1 우르릉 쾅! 하늘이 노하셨는지, 도깨비가 화가 났는지 번개와 함께 천둥소리를 냅니다.
이쯤 되면 아이는 천둥이 무섭다고 엄마 치마 속으로 얼굴을 파묻고 숨을 죽입니다. 눈물도 찔끔거리고요. 괜찮다고 다독이며 귀를 막아주지만 겁먹은 아이는 무섭다며 소리를 지릅니다.
누구나 어렸을 적 한 번씩 마주쳤을 두려움이고요, 혹은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번개 침과 동시 쪼르르 달려오는 아이의 안식처가 되어주고자 온몸으로 막았을 두려움에 대한 저항이기도 하지요. 이때, 막연히 두려움에 떨기보다는 간식을 만들며 추억의 시간으로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제목: 천둥 케이크
글. 그림:페트리샤 폴라코
옮김: 임봉경
출판사: 시공주니어
사진출처: 예스 24 인터넷서점
먼저 페트리샤 폴라코 작가의 책 <천둥 케이크>를 아이와 함께 봅니다. 책의 내용을 잠시 이야기해 볼까요? 페트리샤 폴라코 작가는 어린 시절 경험을 생동감 있게 담아냅니다. 천둥 케이크뿐만 아니라 <고맙습니다. 선생님>에서는 어릴 적 글을 읽지 못했던 자신의 이야기를 썼습니다. 문자를 그림으로 이해하는 아이를 이해해주고 난독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 폴커 선생님을 기리며 쓴 이야기인데 기다려 준 스승에 대한 감동을 줍니다.
천둥 번개가 요란하게 내리치던 날, 어린 손녀는 침대 밑으로 다급히 숨게 됩니다. 하지만 손녀는 이런 무서움을 조금씩 극복할 수 있도록 지혜를 생각해 낸 할머니의 제안으로 침대 밑에서 기어 나옵니다. 선반 위에 놓은 할머니의 두꺼운 레시피 책. 기름때가 절어 있지만, 할머니가 평생 간직해 왔을 소중한 자산이지요. 아마도 자식들을 건강하게 키워 낸 보물이기도 합니다. 뒤적뒤적 레시피를 찾고, 손녀와 함께 케이크 재료를 구하러 가는데 번쩍하고 번개가 내리칩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열까지 세자 천둥이 콰르릉 울려 퍼집니다. 할머니는 폭풍이 도착하기까지 한 시간이 남았다고 일러주고 이후 천둥소리는 점점 시간이 짧게 다가옵니다.
할머니와 함께 서둘러 헛간으로, 숲을 지나 광으로, 농장 여기저기를 돌아다니며 천둥 케이크 만들 재료를 구하지요. 진짜 천둥 케이크라면 천둥과 번개가 머리 위에서 내리치며 폭풍우가 몰아치기 전에 오븐에 구워내야 합니다. 할머니와 함께 만든 케이크 반죽이 완성되었습니다. 오븐에 넣고 기다리는 동안 할머니는 손녀에게 천둥을 무서워하지 않는 아주 용감한 아이라고 칭찬하지요. 하지만 아이는 "난 용감하지 않아요. 침대 밑에도 숨었는걸요"라고 합니다.
이때 할머니의 말이 참으로 위로가 되는데요,
"그렇지만 넌 침대 밑에서 나왔잖니. 게다가 깍쟁이 암탉 쪼아리 넬리한테서 달걀도 가져오고... 중략... 네가 한 일들은 아주 용감한 사람들만이 해낼 수 있는 거란다."하고 대답해 줍니다. 할머니의 이 말에 아이는 스스로 자신은 용감한 사람이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지요.
이런 어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 너는 겁쟁이야."라고 단정 지어 주기보다는 누구나 천둥이 무서울 수 있고, 두려울 수 있고, 침대 밑에, 엄마 품에 숨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면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부끄러워하지 않을 거라고요. 아마도 천둥이 아니라 두려움의 대상이 나를 놀리는 아이, 징그러운 벌레, 살면서 생긴 어떤 트라우마일 수도 있겠죠.
얼굴 케이크 만들기
아이와 케이크를 만들어 봅니다.
천둥 케이크는 아니지만, 아이와 얼굴 케이크를 만들어보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할머니, 부모님 얼굴이어도 좋고, 아이의 얼굴이어도 좋겠지요. 친구의 얼굴도 좋아요.
재료를 알아볼까요?
케이크 시트 1, 설탕시럽 약간, 생크림, 초코 생크림, 과일, 녹인 초콜릿
얼굴 케이크 만들기 요리 Tip
생크림을 바를 때 스페출라로 바르면 생크림 정돈이 잘 됩니다.
케이크 시트가 없다면 카스텔라 빵을 이용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