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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비록 무정란을 품고 있을지라도, 실망하지 않으려면

한 걸음 성장한 나를 보자!!

따뜻한 봄입니다.

낮 기온이 25도까지 올라가니 나들이하기도 좋고, 집에서 창으로 들어오는 볕을 보는 것도 참 좋습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니 햇살에 비친 들꽃과 텃밭에 내려앉은 바람도 살랑살랑 식물의 잎을 설레게 하네요. 그동안 얼어붙었던 자연이 꿈틀꿈틀 살아나며 동물도 예외가 아닌데요, 우리 집 달걀을 책임지고 있는 닭들도 흙 찜질도 하고, 넣어주는 풀을 헤치며 잎도 먹고 벌레도 잡아먹고 그동안 사료만 충전했던 몸을 건강하게 채우고 있습니다.


달걀 품은 닭

영양분도 채워지고, 기온도 올라가니 알을 품기에 딱 적당한 시기인가 봅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암탉 회색이는 모성본능 장착하고 알 품기에 돌입합니다. 2년 전 품었던 달걀이 병아리가 되어 탄생하는 것을 보며 우리 가족은 생명 탄생의 경이로움의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차가운 겨울바람이 지나고 따뜻한 봄기운이 닭장 가득 채울 때면 달걀을 품기 시작합니다. 달걀을 품는 기간은 거의 식음을 전폐하다시피 영혼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알 품기에 전념하더군요. 남편과 저는 닭장을 정리해 주고 달걀을 꺼내려다, 알을 품으며 사람을 경계하는 회색이(암탉)를 보며 가슴이 아팠어요. 회색이 가 품고 있는 알은 무정란이거든요ㅜㅜ


회색이가 2년 전 낳았던 검정(수탉)이는 작년에 유명을 달리했습니다. 정말 이쁘고 튼튼한, 싸움 전에 나가도 이길만한 자태를 뽐냈었는데, 옥수수 알이 목에 걸려 우리 곁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수탉의 울음소리가 이웃에게 민폐가 되어 다시 수탉을 들여놓지 못했지요. 그런데, 회색이는 알을 품기 좋은 자연환경이 되면 무정란인 줄도 모르고 알을 품습니다. 이 모습이 안타까워 시중에 유정란을 몇 차례 넣어 줘 봤지만 마트에서 구입한 알은 병아리로 탄생하지 못하고 상하더라고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사람도 때론 성과를 예측할 수 없는 것을 품고 있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비록 무정란을 품고 있었더라도, 이것이 병아리로 탄생하지 못한다 할지라도 그곳에는 배움이 있습니다.

내가 품었던 일이 '왜? 성과를 내지 못했을까?' 그 원인을 파악하게 되고,

그일을 해내기 위해 노력했던 나는 한 걸음 더 성장해 있을테니까요.


이제 닭장에서 알을 꺼내 와야 합니다.

회색(암탉)이 에게는 무척 미안하고 안타깝지만 그냥 두었다가는 달걀이 상하거든요.



 브런치에 용돈 교육, 사는 이야기, 전원주택, 요리와 동화 글을 쓰고, 글을 엮어 책을 만듭니다.

그 중심에는 언제나 사랑하는 남편과 두 아이가 있습니다.

작가의 책이 궁금하다면,

용돈 교육은 처음이지? -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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