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얻고 싶은 것이 돈일까? 행복일까?
집에서 얻고 싶은 것이 돈일까? 행복일까?
요즘 집에 대한 여론이 왈가왈부 많다. 아파트를 사서 집값을 올리고 싶은 마음과, 부산한 도심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집 값 상관없이 소소하게 살고 싶은 마음 등...
스스로에게 질문을 해본다.
"진심 집값이 오를 걸 알았다면 재건축 아파트를 포기하고 전원주택을 선택할 수 있었을까?"
내 대답은 지금도 Yes다.
얼마 전 가족들 모두 담소를 나누다가 남편과 아이들에게 질문을 했다. 우리가 포기한 아파트가 2억이 올랐다고... 만약 그 돈으로 지금 살고 있는 곳에 더 좋은 집을 짓는다면 어떨지 말이다. 나는 질문을 하면서도 혹시라도 번듯하고 좋은 집 쪽에 더 무게가 실리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남편도, 아이들도 당연하다는 듯이 자신 있게 No라고 했다.
지금 보다 더 넓은 마당에 번듯하고 멋진 집을 갖는 것도 좋지만 그동안 이곳에서 행복했던 순간이 더 많았다고 추억했다. 별보기, 친구들과 마당에서 모래 놀이했던 일, 눈 밟으며 온 세상이 제 집인양 뛰어놀았던 일, 소소하게 텃밭에서 나는 식물을 키우는 재미, 딸아이의 웹툰에 등장한 개와 닭, 고양이들의 예쁜 모습들은 다시금 만날 수 없다고 생각한 것 같았다.
그리고 다시금 질문했다. 깨끗하고 공원 뷰가 보이는 아파트에서 살고 싶지 않으냐고? 말이다. 하지만 내 질문이 무색하리만큼 아이들은 No를 외쳤다. 아파트에 살면 제일 먼저 정든 개는 어떻게 하느냐고 아우성이다. 결국 헤어지기 싫고 마음껏 뛰어노는 이곳이 더 좋다고 했다. 아파트에서 발뒤꿈치 들고 다니며 신경 쓰고 싶진 않다는 거다.
올해 아파트 값이 고공 행진하며 전, 월세 대란을 바라보며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이 좋은 자유함을 마다하고 저마다 아파트를 외치는 현실은 과연 어디서 비롯된 걸까? 나 하나쯤은 아파트보다 주택이 좋다고 외쳐도 누구 하나 돌아볼 이 없겠지만 집에 대한 생각이 집값 올려보고자 선택하는 아파트가 아닌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위한 집이 되길 소망하는 마음에 브런치 북 '나는 2억 포기했다'를 쓰게 되었다.
집 짓느라 고생도 많이 하고, 힘도 들었지만 고생 후 낙이라고 인생에서 얻은 것이 더 많다.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지만 가장 잘 한 선택은 '돈이 있으면 시간이 없고, 시간이 있으면 돈이 없다'는 거다. 결국 나와 남편은 돈이 없고 시간과 열정이 있었기에 밤잠 설치며 소박하게 마당 있는 집을 소유하게 되었다.
남편은 아침 7시부터 밤 9시까지 워라벨이 없는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그 힘든 일을 어떻게 견디느냐고 물으면 매일 맞이하는 전원이 있어서 견딜 수 있다고 했다.
그거면 됐다. 아이와 남편이 행복해하는 공간이라면......
행복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애썼던 우리 지난날의 이야기가 담긴 브런치 북을 브런치 라디오에 꼭 소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