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피형의 고백, 내가 이별한 진짜 이유

회피 25918

by 므므

이기적인 내가 이별 후 가장 슬픈 건

너에게 어린아이처럼 앙탈 부리며 해맑게 웃던

나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거야


한참 귀엽고 이뻤던 어린아이 일 때

나의 보호자는 언제나 낯설었어

낯선 그녀에게는 해보지 못한

어린양을 너에게 부리며 어린 시절 받고 싶었던 사랑을

너에게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


내 결핍은 귀신 같이

자신의 결핍을 채워 줄 누군가를 알아보더라

너는 꽤 훌륭하게

너를 갈아 넣어서

나의 상처에 약을 발라 주었지

하지만

아무리 너를 갈아서 넣어도

내 상처는 아물지 않았어

이윽고 너는

아무지 않는 상처에 약으로 쓰여지다 결국은 사라져 버렸지


이별 후에

네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이제는 안정을 찾고 있다는 말 따위는 관심 없어

난 그저,

너와 함께 했을 때

아이처럼 마냥 떼쓰고

장난치던 내가 그리울 뿐이야


만약

내가 널 다시 만난다면

앞으로 네게 얼마나 더 앙탈을 부릴 수 있을까? 가

난 더 중요해


진실은 이렇게 추악해

이기적이고 파렴치하지

그래서 우리는 진실을 숨겨

인간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습성인,

진실을 숨기는 재주를 부리지 않고

더러운 민낯을 보여주는 건

네가 더 고통받길 바라서야


그리고

내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후회를 하고 있기 때문이야

난 좀 더 다양하게 널 사랑했어야 했어

어린양을 맘 껏 부릴 수 있는 천진했던

나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날 위로해 주려 애쓰고

기다려 주고

나를 용서했던

너를 사랑했어야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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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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