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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인 내가 이별 후 가장 슬픈 건
너에게 어린아이처럼 앙탈 부리며 해맑게 웃던
나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거야
한참 귀엽고 이뻤던 어린아이 일 때
나의 보호자는 언제나 낯설었어
낯선 그녀에게는 해보지 못한
어린양을 너에게 부리며 어린 시절 받고 싶었던 사랑을
너에게서 대리만족을 하고 있었던 것 같아
내 결핍은 귀신 같이
자신의 결핍을 채워 줄 누군가를 알아보더라
너는 꽤 훌륭하게
너를 갈아 넣어서
나의 상처에 약을 발라 주었지
하지만
아무리 너를 갈아서 넣어도
내 상처는 아물지 않았어
이윽고 너는
아무지 않는 상처에 약으로 쓰여지다 결국은 사라져 버렸지
이별 후에
네가 얼마나 괴로웠는지,
이제는 안정을 찾고 있다는 말 따위는 관심 없어
난 그저,
너와 함께 했을 때
아이처럼 마냥 떼쓰고
장난치던 내가 그리울 뿐이야
만약
내가 널 다시 만난다면
앞으로 네게 얼마나 더 앙탈을 부릴 수 있을까? 가
난 더 중요해
진실은 이렇게 추악해
이기적이고 파렴치하지
그래서 우리는 진실을 숨겨
인간이 도태되지 않고 살아남기 위한 습성인,
진실을 숨기는 재주를 부리지 않고
더러운 민낯을 보여주는 건
네가 더 고통받길 바라서야
그리고
내가 끔찍하게 싫어하는 후회를 하고 있기 때문이야
난 좀 더 다양하게 널 사랑했어야 했어
어린양을 맘 껏 부릴 수 있는 천진했던
나만 사랑하는 게 아니라
날 위로해 주려 애쓰고
기다려 주고
나를 용서했던
너를 사랑했어야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