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헤어짐은 내 존재를 알리려는 말

너에게 나의 헤어짐은 내 존재가 사라지는 말

by 므므


나의 헤어지자는 말은 너에게

나 자신을 드러내는 말이었어

하지만,

너에게는 네가 점점 사라져가는 말이었지


난 정말 많이 헤어지자고 말했어

연인끼리 절대 해서는 안 될 말이라고들 하지만

고집이 세고 어리석은 나는

사람들의 충고에 동의하지 않았어


나의 헤어지자는 말은

너에게 서운하다는 말이었고

너의 사랑과 관심이 필요하다는 말이었어

네 사랑을 확인받고 싶었고

우리 관계에서 주도권을 쥐고 싶었어

그리고

내 미성숙함의 표현이었지


난 매번 헤어지자고 말하고는

정말 우리가 헤어질까 봐

불안에 떨다가

하루가 채 지나기도 전에 용서를 빌었지


그때마다

때로는 간절하게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포기한 듯 체념하면서

나를 붙잡아 주었지


나의 헤어지는 말에 하지 않는 일들을 해야만 했어

버림받을까 두렵고 불안해해야 했고

그래서 스스로를 자책해야 했어

나를 붙잡아야만 우리 관계가 계속될 수 있다는

조건이 붙은 관계를 어떻게든 붙들고 싶어했지



너만 아프면 된다고 생각했어

네가 더 사랑하니까

너만 상처받으면 된다고

네가 바뀌면 더이상 헤어지자고 안 할 거라고 믿으면서

반복되는 상처를 견뎌내고 있었어


내 총알같은 말이 네 가슴에 박힐 때마다

넌 왼손으로 가슴을 움켜쥐고 나에게 다가왔어

상처난 네 가슴을 내가 보기라도 할까 봐

그래서 내가 더 아플까 봐


나의 '그만하자'는 말이

너의 가슴에 구멍을 뚫어

날 사랑할 심장이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나는 너에게 이별을 뱉어냈어


더 이상

움켜쥘 심장이 없는 너에게

나의 이별통보는

너를 내 곁에 두는 인질이 되지 못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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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