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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emi Apr 22. 2022

스케치 변화 1

어떻게 변하는 걸까


현재 피드백들이 끝나고 채색에 들어가니 짬이 나질 않아 텀이 좀 길었다.

그간 오고 갔던 내용들을 정리해서 장면별로 이야기하려고 한 거라 스케치 피드백이 끝나야 정리할 수 있는 거라 이해해 주시길~


참고로 내가 어떤 식으로 러프 스케치하는가는 아래의 글을 참고하면 된다.

https://brunch.co.kr/@nabi011/24


러프 스케치를 하다 보면 어떤 장면은 거의 처음대로 가는 장면이 있고 끝까지 속을 썩이는 장면이 있기 마련이다.

맘 같아선 처음대로 하길 바라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수정이 있어야 이런 이야깃거리도 나오는 게 아니겠는가.


각설하고 문제의 장면을 보자.

이 장면은 거의 마지막까지 출판사에서 수정을 원한 장면이다.

장면 설명: 세종이 아들에게 어려움이 생겼을 때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듣다 보면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 이야기 함.

요런 장면을 그려야 한다.

첫 스케치

피드백받은 것은 두 번째 컷.

피드백의 내용을 좀 더 다이내믹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피드백 주실 때 엉킨 실타래 말씀을 하셔서 그런 식으로 바꾸어 보았으나 결국 또 빠꾸.

갑자기 다른 장면에 상징적인 장면이 많으니 이건 상징성 없는 장면이 었으면 좋겠다며 왕좌에 왕이 앉고 그 아래로 신하들이 줄줄이 있는 참고사진을 보내왔다. 이럴 때 좀 당황스럽다.

왜냐하면 이 장면은 고증이 전혀 필요 없는 장면이기 때문.

차라리 다른 고증이 필요한 장면들( 세종 시기 발명된 수많은 물건들)에 상징을 빼고 철저한 고증으로 사실적으로 그려 주었으면 좋겠다고 하면 그렇게 해줄 텐데 갑자기 여기서 고증을 이야기하다니.... 심지어 샘플로 보낸 그림들은 왕권 중심인 그림들로 왕과 신하가 수직적인 관계임을 암시하는 그림들.

이런 수평적 관계가 두드러지는 원고에서는 절대 피해야 할 구도들이 있는데 바로 수직적 구도나 왕이 상단에 있는 삼각형 구도 같은 것들이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아무리 왕권이 약하다한들 왕은 권좌에 앉는 형태가 당연하기 때문이다. 즉 고증의 형태 자체가 수직적인 형태란 뜻이다. 고증을 적용하면 원고와 대치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 이 부분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결국 완성된 것은 의자가 아닌 좌식으로 삼각형 구도를 비스듬히 비틀고 깊이를 줘 왕이 상단에 있지만 크기를 줄여 수직적 느낌을 최대한 희석시켰다.(최종본은 큰 스케치로 진행해서 편의상 여기에 올리기 위해 작게 다시 스케치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출판사에서 원하는 것과 원고가 대치할 경우 그것을 그대로 수용해선 안된다. 구도에 대해 설명하며 다른 식으로 고민해야 한다는 것을 잘 인지 시켜주는 것 또한 그림작가의 역할이다. 이 장면의 경우 고증이 필요하다는 출판사의 요구는 수용하되 구도에서 수직적 구도를 사용하지 않은 것은 나의 설이었다. 외주 작업의 경우 이런 경우가 종종 있으니 유연하게 잘 대처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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