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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 Jun 16. 2018

귀이빨대칭이와 논산표 딸기 스무디

1박2일 논산행 #4 탑정호수변생태공원



물색 참 곱다

논산 8경 중 하나인 탑정호는 충남에서 두 번째로 넓은 호수란다. 대둔산의 물줄기를 담아내고 있어 물이 맑기로 유명하다는데, 나는 그저 한 낮의 볕이 뜨거워 얼른 보고 돌아 나오고 싶었다. 게다가 호수는 엄청나게 컸다. 

공원이구나, 호수구나. 심드렁하며 입구를 지나는데 발길이 우뚝 멈췄다. 

5월의 탄생석인 에메랄드 빛 물색이 고고했다. 나는 빠질 듯이 수변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을 바라보았다. 나무들 때문일까? 저 나무들이 언제나 발목을 물에 담고 있어 물 색도 나무 색인 걸까? 

‘저에게 답해주실 뿐, 에메랄드 물 색은 왜인거죠?’ 

이 물색은 어디에서 생겨난 것일까?

아무리 자료를 찾아도 나오지 않아 논산시청에 전화를 걸었다. 관계자는 이런 전화를 처음 받은 게 분명해보였다. 에메랄드 운운하는 내가 이상해보였을 것이다. 그는 물 색이 그런 것에 큰 특징은 없다고 했지만, 진흙 때문이 아닌가 말해주었다.  


“탑정호는 농업용 저수지로 쓰입니다. 연꽃을 심은 것도 생태환경을 위해 물을 정화하기 위함입니다. 연꽃은 진흙에서 잘 자라는데 물색이 그런 것에 아래 펄이나 나무가 연유한 이유일 수도 있겠어요.”

내 안에 '귀이빨대칭이' 있다


한때 극심한 가뭄으로 탑정호가 바싹 마른 적이 있는데, 그때 탑정호의 바닥이 보이면서 환경부 지정 1급 멸종위기종인 ‘귀이빨대칭이’가 탑정호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충남도청의 공무원들은 탑정호를 찾아가 가뭄으로 바닥을 드러낸 탑정호의 진흙 속에 있는 귀이빨대칭이를 물이 많은 곳으로 옮겨주었다. 다행히도 나는 진흙 속에서 거친 숨을 내쉬고 이는 귀이빨대칭이를 보지 못했다. 

둘레가 24km, 최대 3천만 여톤의 담수를 저장할 수 있는 탑정호에는 크고 작은 생물들이 살고 있었다.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면 큰 물고기는 파문만 남긴 채 사라져 있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작은 물고기가 나무 주위를 왔다 갔다 하며 놀고 있었다.  


눈을 뜨기조차 힘들만큼 강렬한 빛 속에서 논산시 한가운데에 자리한 탑정호는 옥토의 젖줄이다. (중략) 그러나 그 태양을 향해 당당히 마주선 곳이 있다. 거기가 바로 탑정호이다.      _ 논산시청 홈페이지 발췌


돔으로 된 장터의 천장. 흡사 서커스장, 열기구 같아서 묘한 분위기가 났더랬다


뜨거운 햇살을 정수리에 꽂은 채 공원 앞의 농산물직거래장터에 들어갔다. 작은 카페가 있어 주인아저씨가 추천해준 딸기 스무디를 주문했다. 연무대만큼이나 논산 딸기도 유명한지 도로 여기저기에 논산 딸기를 판다는 이정표를 많이도 봤는데 그 이유를 알겠다. 달고, 차고, 양도 많은 논산표 딸기 스무디를 마시며 1박 2일 여정을 마무리했다.


탑정호수변생태공원 
둘레가 24km, 최대 3천만 여 톤의 담수를 저장할 수 있는 탑정호는 병암유원지, 박범신작가집핍관 등의 구간을 탐방할 수 있다. 농업용 저수지로 쓰이며 잉어, 쏘가리 등 담수어가 풍부하다.   


@탑정호수변생태공원     

충청남도 논산시 부적면 부적로 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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