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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창숙 Oct 29. 2021

하마

연필화 그리고 시

하마처럼.


마처럼 입을 크게 벌려보렴.

옳지! 오올치!

하마의 뚱뚱한 배를 보렴.

옳지! 오올치!


한수저의 밥 많이 먹이려

알에서 금방 부화한 새끼 같은

작은 입가진 아이에게


하마처럼 많이 먹으라고

하마처럼 배가 불뚝 부르라고.


하마처럼 입을 크게 벌려보렴.

옳지! 오올치!

하마의 뚱뚱한 배를 보렴.

옳지! 오올치!


엄마 마음!

할머니 마음!


                                하마 by 빈창숙


내 아이 어렸을 때 밥 먹일 때도

내 손주 어렸을 때 밥 먹일 때도

늘 등장했던 동물이 하마였다.


하마의 큰 입처럼 입 크게 벌려 밥 먹으라고

하마의 뚱뚱한 배처럼 배가 불뚝 일어나라고


아이는 하마처럼 잘도 입을 벌렸고

나는 아이의 입 속에 밥 들어가는 행복을 누렸다.


어르신들 말씀이 "내 째끼 입 속에 밥 들어갈 때가 제일 좋고, 밥 못 들어가면 가슴이 어진다." 고 하셨다.

모든 어미의 마음이 이렇지 않을까?


세상이 좋아져서 아이들  입 속에 밥 못 들어 가본 적은 없었으나, 아이가 아파서 밥을 못 먹을 때 내 입에도 밥이 들어가지 않았었지.


자식 굶기고 제 입 속에 밥 들어가는 '어미'있으랴!


날짐승도 푸드덕 거리며 먹이 잡아 먹이고.

연어는 알을 낳고 처절하게 생을 마감하고.

거미도 알을 낳고 제 등을 내어주고.

이것이 모두 제 새끼 사랑인 것을...


모든 부모는 사랑으로 남고, 사랑으로 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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