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빈창숙 Nov 30. 2021

두 손 모은 은행나무

살아온 날의 단상


일상을 떠나 홀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자신을 뒤돌아보게 되는 귀한 시간이 된다. 이를 가톨릭에서는 '피정'이라 한다.


프로그램이 있는 경우도 있고, 혼자 '침묵'으로 살고 있는 세상을 잠시 떠나 있는 경우도 있다.


장소는 '수도원'이나 '수녀원' 그리고 '피정의 집'이 있다.


가을의 끝자락에

부산 FMM 수녀원으로 피정을 다녀왔다.


정원 앞에 있는 은행나무가

두 손 모으고 서 있는데

내게 기도하며, 감사하며, 사랑하며 살라고 하는 듯했다.


나도 두 손 모으고 답례를 했는데

머리에서 아직 가슴으로 내려오지 못했다.


       부산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Franciscan Missionaries of Mary'

       정원  앞 은행나무 by 사진 :빈창숙

          


기도하는 마음으로

두 손 모으고 살아온 은행나무


여름날 뜨거운 태양 빛 가려주지 않아도,

세찬 비바람 막아주지 않아도,

겨울을 온몸으로 다 받아들이며

침묵으로 살아온 은행나무의 모습처럼.


지나 온 삶 감사드리며

살아갈 날들을 은행나무처럼

두 손 모으고 살아가야지.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는 좋겠다! 늙어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