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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창숙 Mar 11. 2022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살아온 날의 단상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


살아있는 모든 생명체는

언젠가는 모두 흙이 된다.

자연으로 돌아가 흙이 되고

먼지가 된다.


살아오면서 죽음을 의식할 때도 있었지만

거의 죽음을 의식하지 않고 살아왔다.


그러다가 어느 한순간 몸이 아파

죽음생각하게 됐을 때,

가슴이 벌렁거리

숨이 탁! 하고 막히는 듯한 느낌을 가져본 적이 있었다.

두려웠고 외로웠다.


빙하의 얼음이 깨질까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하는 사람처럼,

빠져나올 수 없는 어두운 웅덩이에 빠진 사람처럼,

사막의 모래 늪에 내 몸이 자꾸 빠져들어 가는 사람처럼,

아무것도 생각할 수가 없었다.


이세상에 홀로 남겨져 있는 짙은 외로움 속에 었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헤어질 것이 슬펐고,

내 존재가 사라짐을 인정한다는 것이 힘들었다.

또한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미련도 

어리석게 남아있었다.


그리고 다시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게 됐을 때는

어리석게도 죽음을 잊고 있었고

아주 까마득히 멀리 있을 거라 생각했다.


언젠가는 내게도 찾아오는 죽음을 위해서

어떤 준비를 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머리에 재를 받으며 다시 한번 나 자신을 돌아보았다.


다시 흙으로 돌아가고 티끌의 먼지처럼

바람에 흔들거릴 존재!

어쩌면 바람에 흔들거릴 것조차도 없는

무의 상태가 곧 나의 육신의 존재라는 것!


우리는 죽음을 잊고 살더라도

죽음은 우리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


잊지 말고 살아가자.


"흙에서 나왔으니 흙으로 돌아가리라."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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