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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창숙 Jun 14. 2022

천 개의 바람개비 꽃

살아온 날의 단상

천 개의 바람개비 꽃


봄날에,

눈이 부신 화사한 봄날에

태양을 닮은 노란 금계국이 나의 마음을

스쳐가는 바람결처럼

마치 일렁이는 파도처럼 흔들어 놓는다.


하늘 위 눈부신 태양이

천 개의 노란 바람개비가 되고

금계국 꽃이 되어

내 마음의 바람을 따라  파도처럼 춤을 춘다.


벚꽃은 내게 눈꽃길을 천천히 걸어보라 했는데,

노란 천 개의 바람개비 금계국 꽃은

꽃 들판 속으로 들어오라고 손짓하며

머물라고 내 귓불에 대고 속삭인다.


나무 그늘에 앉아 무심한 마음으로 머물러 본다.


노란 꽃잎은  향해 미소 짓고

살랑거린다. 그리고 흔들거린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좌절하고, 눈물 흘리고

그러다가 작은 일에 감동하고, 기뻐하고, 

행복했던 날들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살아온 날들도 소중했고, 살아갈 날들도 소중하지만

지금 이렇게 머물고 있는 이 순간은

더 소중하고 귀한 시간이다.


이 노란 들판을 다 가져보자.


아름다움은 보는 사람의 눈에 있는 게 아니라

아름다움을 보는 이의 마음속에 있는 것이다.


꼭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한나절쯤 느긋하게

황금들판을 바라만 보고 있는

봄날이 있음이 좋다.


오늘은 너무나도 멋지고 행복한 날이다.

 

                                                              5월의 봄날에

                                         금계국 by빈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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