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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빈창숙 Jun 21. 2022

5월의 크리스마스 눈꽃

보타니컬 아트 그리고 시

하얀 햅쌀을 주렁주렁

잎 위에 올려놓고 있는 이팝나무를

엄마는  쌀나무라 불렀지

"아고~떡해 먹으면 좋겠다."


어느 날은 펼쳐 놓은 솜 같다며

"따순 이불 만들면 좋겠다." 하셨지.


학창 시절 크리스마스날엔

왜 눈이 내리기를 그렇게 기다렸을까?


'크리스마스'라는 뜻도 모르고

저녁 어스름이 하늘에서부터 내려앉으면

네온사인이 가득한 휘황 찬란한 명동거리를

철없이 재잘거리며 웃고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다니며

캐럴송을 들으며

다리가 아플 때까지 걷곤 했지.


지금

눈부신 하얀 눈꽃이

잎 위에 소복이 내려앉으면

크리스마스 날에 눈이 내리기를 기다리던

그때를 생각하며

이팝나무 꽃을 크리스마스 꽃이라 불렀다.


5월 한 달  내내 크리스마스 하얀 눈꽃은

내 마음의 크리스마스가 되어

나를 설레게 하고

젊은 날의 추억 속에 머물게 하며

옛 생각으로  웃음 짓게 했다.


                                        5월의 크리스마스 눈꽃


                             이팝나무 by 빈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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