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인증

점심 에세이

by 나비고

과음으로 속이 쓰리다.

구내식당 메뉴는 부대찌개 그리고

콩나물무침, 도토리묵, 계란말이, 배추김치

국물을 좀 더 주세요.

창가 끝자리가 내 지정석이다.

연거푸 국물을 떠먹었다.

입도 깔깔하고 속은 뒤집어진다.

부대찌개에는 햄이 잔뜩 있었고 간간이 두부가 보였다.

부드러운 두부부터 골라 먹었다.

먹다 보니 라면도 있어서 반가웠다.

아스파라긴산이 있다는 콩나물도 꼭꼭 씹어서 먹었다.

도토리묵은 시원했다.

배추김치는 약간 짜서 이파리 말고 몸통을 먹었다.

속을 달래 가며 천천히 먹었다.

오늘 또 술 약속이 있는데 어제처럼 과음은 힘들겠다.

맛있는 메뉴였는데 즐기지 못했다.

그러다 문득 식판을 세로로 돌려서 먹어봤다.

아주 신선한 경험을 했다.

바로 앞에 밥이 있고 멀리 국이 있다.

반찬은 밥 옆에 자리하게 되었다.

양팔 안에 쏙 들어온 식판이 포근했다.

같이 먹을 때는 원래대로 혼자 밥 먹기를 할 때는 세로로 먹어도 괜찮을 것 같다.

식탁의 크기가 앞사람이 있을 때는 세로는 불가이다.

심심하지 않은 점심이었고 웃음이 났다.

혼자 밥 먹기도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