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노끈

소중한 습작소설2

by 나빈작가


아득하다… 삶이란. 삶이란, 삶이란!

난 하루에도 수없이 되뇌었다. 절망하고, 사랑하고, 노래하다 무너지는 —

어찌 보면 호젓하고, 저찌 보면 애착 짙은 구렁텅이 같은 삶을

오늘 나는 나만의 의지로 끝낸다.


적당히 흐르는 물살, 내게 죽음을 권하는 듯한 따뜻한 햇살,

오늘따라 구슬픈 까마귀 소리와 그들의 날갯짓이 주는 해방감.


하… 다분히 의도적이다.

하늘도 내가 죽기를 바라는 모양이다.

이 세상에 내가 설 곳은 없다고,

지옥에서 1초라도 빨리 벗어나길 바란다고…

응당히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난 난간 위로 올라섰다.


그 순간에도 내 안에 번지는 혐오감.

평소에도 수백 번 다짐한 남 눈치 보지 않기가,

죽음의 끝자락 앞에서도 안 된 까닭일까.


“누군가가 본다면 트라우마가 남지 않을까…?”

“죽음에 있어 나의 슬픔을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 죽어야 한다.

하지만 사실, 죽음을 통달한 머리는 새하얗게 번지고

공포만이 뒤덮였다.

살고 싶다는 욕구가 이처럼 나약한 몸을 마구 쑤신다.


강물 따라 시선을 올리니 지하철도가 보였다.

철덩어리 같은 차들에게도 자유가 있다면,

강물 위 다리를 건널 때일 것이다.

난 매번 그들에게 동정을 표하고,

질투심으로 생긴 불쾌감마저 느꼈다.


그 순간, 내 시야의 지하철도가 울렁였다.

눈가에 물방울이 고인 까닭을 나는 알 수 있었다.

죽음 앞에 서 있는 나는,

썩은 동앗줄이라도 붙잡아야만 했다.


결국, 방심했다.

10미터도 안 되는 거리에 한 남성이 다가온 것이다.

그는 사이렌도 켜지 않고, 간절히 달려온 경찰관이었다.


“학생,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일단 내려와서 얘기해요!”


나는 인질을 잡은 은행강도처럼 흥분했고,

눈물만 하염없이 흘렸다.


“이제는… 그냥 살고 싶어요. 살고 싶은데, 이렇게는 살고 싶지 않아요…”


경찰관의 간절한 외침에 나는 뛰어내릴 수 있었다.

정말 이기적인 선택이었다.

뛰어내리면서도 경찰관에게 미안했지만,

그저 뛰어내렸다.


푸와아악.

어릴 적 수영장에서 듣던 익숙한 물소리.

가슴이 아렸다. 폐에 물이 차는 듯했고,

차갑고 어두운 물안이 문득 나쁘지 않아 보였다.

그렇게 눈을 감았다.

엄마, 아빠, 동생, 친구들이 한순간 스쳐 지나갔다.

가슴이 메어 아렸다.

구해주길 바라기도,

영원히 잠들고 싶은 욕구가 상충하기도 했다.


삶은 끈과 같다.

그 느슨함과 견고함이 적절히 이루어져

행복과 불행이 지속된다.

아마 나는 이것을 견딜 몸이 아니었던 것 같다.

이제 나는 끈을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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