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3-
사진은 선명한 기억이 된다. 그래서 내가 학창 시절부터 사진을 찍었으면 하는 늦은 아쉬움은 나이가 들수록 더 짙어질듯하다.
설 전날 동창 친구들을 만났다.
늘 만나면 하는 그때 그 시절 이야기가 나오는 중에 내가 유년시절에 대해 고백했다.
그때의 나에 대한 평범한 이미지만 어렴풋이 그려볼 뿐이고 그때 일들과 인물에 대해서는 많이 기억하지 못하는 편이다. 동창 친구들과 서로 더해가며 완성하는 추억 이야기에도 내 기억이 보태는 지분이 가장 작은 것 같았다. 그래서 그 시절 이야기를 잘 기억하고 풀어내는 친구들에 비해 내가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항상 가장 많은 추억거리를 이야기하는 친구가 대답했다. 의외의 대답에 난 되려 안도감을 느꼈다. 그 시절을 잘 기억 못 하는 것이 성장과정의 결핍이라고 무겁게 생각했었는데 그 친구의 대답 하나로 마음이 가벼워졌다. 친구들과 계속되는 추억 이야기에 늘 그랬듯 어느 누구 혼자만의 것은 없었다. 서로의 기억 기억을 내주고 내주며 하나의 추억이 이야기되는 것에 늘 나도 함께 들어있었다.
추억을 꺼내는 일이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는 것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청소년 사진 동아리 단빛 사진전시회 홈페이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