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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민 Jun 04. 2017

느려도 좋아

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13-

초등학교 4학년 지영이가 찍은 '느려도 좋아' -2014년작-

하고 싶은 일이 아닌 해야만 하는 일들에 치이기 시작하면 시간의 주인이 될 수 없다. 반대로 시간에 쫓기게 되고 마음이 바빠지게 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정해진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시간을 흘러 보내게 되면 바빠진 마음이 초조해지기까지 한다. 


해야만 하는 일들이 하고 싶은 일이 된다면 좋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일들은 생존을 위한 절박함이 수반된 직장에서의 일이 대부분이다. 특히나 하루의 반 이상을 보내는 직장에서 쏟아지는 일들은 우리를 이렇게 재촉한다. 일단 이것부터 빨리 하라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어디로 갔을까?


우리들은 정해진 챗바퀴 수를 채우면 이 달리기도 언젠가 멈추리라 생각한다. 그래서 정해진 쳇바퀴 수를 빨리 채우려고 더 빨리 뛴다. 그런데 우리가 더 빨리 뛰면 뛸수록 해야만 하는 일들은 계속 생기고 챗바퀴도 더 빨리지기만 한다. 그리고 내 삶의 리듬도 그 빠름에 익숙해져 가며 앞만 보게 된다.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은 일의 우선순위에서 뒤로 밀려버리게 되며 희미해져 간다. 


챗바퀴가 느리거나 빨라도 내 세상은 여기 그대로 있다. 그리고 주변 풍경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챗바퀴는 어차피 허공에서 한 발자국 앞으로 나아가질 못한다.  

그런데 이 뜀박질은 언제 멈출 수 있을까?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자신의 삶의 리듬을 끝까지 잘 지키며 경주에서 이긴 거북이에게 배울 점이 있지만 토끼에게도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토끼에게 배울 점은 쉴 때 과감하게 쉴 수 있는 여유이다. 사실 삶은 누군가를 이겨야 하는 경주가 아니다.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걸어도 되고 토끼처럼 달리다가 쉬어도 된다. 

내가 원하는 속도로 삶을 걸어나갈 수 있는 용기가 생길 때에만 우리는 챗바퀴에서 내려올 수 있다. 


느려도 좋아. 

그리고 쉬어도 좋아.

지영이의 사진이 건네는 이 말이 앞만 보고 달리느라 이리저리 치인 마음을 곱게 보듬으며 위로해준다.




충북 단양 청소년 사진동아리 '단빛'이 서울에서 사진 전시회를 개최합니다.

제가 브런치에 올렸던 학생들의 사진도 직접 보실 수 있습니다.

여러분의 관심이 아이들에게는 꿈이 됩니다.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기간: 2017.6.3(토) ~ 6.11(일)
장소: 서울 청계천 광교갤러리
작품: 학생작품 50점, 지도교사작품 5점




















<오시는 길>

<전시회 첫날 영상>

<단빛 홈페이지>

http://danbit.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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