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11-
내가 사는 곳은 편의점 하나 없이 마트만 하나 있다. 그 마트도 저녁 6시에 문을 닫아서 식료품을 살 일 있으면 퇴근하자마자 바로 마트에 들려야 한다. 냉장고는 비어있는데 밤에 출출해지거나 맥주가 생각나면 집 근처에 편의점이 없는 것이 그렇게 아쉬울 수가 없다.
원비가 찍은 음료수 가판대에서 내 음료수는 하나도 없다. 하지만 사진을 보면 마음이 넉넉해진다. 저 각양각색의 음료수 중에서 먹고 싶은 것을 골라볼 수 있는 설레는 선택의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배 고픈 야밤마다 집 근처 편의점의 부재를 아쉬워하는 나이기에 편의점에서 먹고 싶은 것 고르듯 원비의 사진도 음료수 하나하나 그렇게 둘러보게 된다.
어쨌든 우리 동네 편의점 하나 생긴다면 동네 밤하늘의 별들만큼이나 반가울 것 같다. 그리고 존재해주는 것 그 자체만으로 위로가 되어줄 것이다. 벌써 밤 12시 다되어간다. 또 배고파진다. 편의점이 더 그리워지기 전에 얼른 자야겠다.
*원비가 찍은 사진의 원제목은 백화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