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의 아이들이 찍은 사진 한 장 -19-
어릴 적 우리 동네에는 철길 따라 길게 이어진 개나리가 울타리처럼 촘촘히 펼쳐져 있었다. 그 개나리 가지 사이사이에는 개나리 꽃눈인 마냥 수많은 참새들이 숨어있었는데 기차가 지나가면 수많은 참새가 동시에 파드닥하며 하늘로 날아올랐다.
세상에서 가장 많은 새는 무엇일까요?
어릴 적 퀴즈 책에서 본 이 문제의 답은 당연히 참새라고 생각하였다.
정답을 확인한 순간 ‘아~!'하면서도 아깝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참새가 두 번째로 많을 거야...' 라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내가 그 어릴 적 바닷가에서 자랐다면 정답을 갈매기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공원이나 광장 근처에서 자랐으면 정답을 비둘기라고 했을 것이다. 울산이나 경주에서 살았으면 까마귀라고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내가 경험한 것 너머의 세상을 알지 못했다.
사실 어디에서 살았든 난 문제의 정답을 끝까지 맞히지는 못했을 것 같다. 정답은 닭이었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217억 마리의 닭이 살고 있고 한해에 도살되는 닭은 500억~600억 마리로 추정된다고 한다. 인류가 멸종된다면 수많은 닭의 화석으로 우리가 살았던 시기를 정의할 수 있다고도 한다.
처음에는 고맙게 생각하다가 그다음은 당연하게 여기고 결국에는 무관심해진다. 그것이 무지가 되고 폭력이 된다. 닭이 본디 새라는 것만은 잊지 않고 살아가는 어른이 되어야겠다.
위의 학생 사진들은 단양 청소년 사진 동아리 '단빛' 학생들이 촬영한 사진입니다.
아이들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자랍니다. 많은 독자분들께서 아래 '단빛'온라인 전시회 사이트에 방문하시어 아이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표현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