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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성민 Jul 21. 2022

창원에서 한 달 살기 -7-

4살 아기와 아빠가 함께 쓰는 여행일기

오늘은 마산의 '로봇랜드'에 갔다. 레고랜드에 이어서 놀이공원은 두 번째로 가는 것이다. 레고랜드 갔을 때는 괜찮았었는데 요즘 나는 놀이기구 타는 것이 무섭고 싫다. 그래서 500원 동전 넣고 타는 작은 놀이기구도 움직이지 않도록 돈을 안 넣고 탄다. 그래서 놀이동산 가는 것이 썩 내키지는 않았지만 로봇이 있다는 이야기에 궁금해서 가보기로 한 것이다.

놀이공원에 들어가자마자 엄청 큰 로봇이 앞에 있었다. 생각보다 커서 조금 놀랐다. 그리고 놀이공원에는 회전목마, 기차, 비행기 등 내가 탈 수 있는 놀이기구가 많았다. 하지만 타기 싫어서 500원 넣고 타는 작은 자동차 놀이기구에만 앉아서 놀았다. 물론 일부러 움직이지 않도록 동전을 넣지 않고 탔다.

갑자기 아빠가 혼자서 바이킹을 타겠다고 하셨다. 나보고 응원해주고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셨다. 바이킹은 많이 무서워 보였는데 아빠가 타는 모습이 기대되었다. 아빠가 타는 동안 나는 엄마와 함께 의자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빠가 탄 바이킹은 하늘 높이 올라갔다가 내려왔다 반복했고 아빠는 살려달라고 큰 소리를 치셨다. 아빠가 사진도 찍어달라고 하셨었는데 난 아이스크림을 먹어야 해서 사진을 엄마에게 찍어달라고 부탁했다.


아빠가 바이킹을 다 타고 내려오셨다. 나는 아빠에게 잘했다고 웃어주었다. 아빠는 무서웠는데 내가 응원해주어서 탈 수 있었다고 말해주셨다. 그다음으로 아빠가 보통 후룸라이드라고 불리는 배를 타셨다. 아빠가 탄 배는 높은 곳에서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와서 엄청 많은 물을 튀겼다. 내려온 아빠는 온몸이 홀딱 젖어서 나는 아빠를 놀렸다. 아빠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니 놀이기구가 무서웠던 생각이 점점 사라졌다.


걷다가 보니 하늘을 나는 기차가 있었다. 일명 청룡열차라고 불리는 놀이기구였는데 공중에서 크게 한 바퀴도 돌고 너무 재미있어 보였다. 아빠에게 '나도 타고 싶다'라고 말했더니 아빠가 놀라시면서 나는 아기라서 탈 수 없다고 하셨다. 아빠가 이번에도 혼자서 탈까 말까 고민하셨는데 내가 다른 데로 가자고 해서 타지 않으셨다. 돌아가는 길에 다시 만난 입구의 커다란 로봇과 작별인사를 하며 사진을 한 장 더 찍었다. 우리는 친구가 된 것 같았다.

돌아가는 길에 차 안에서 아빠가 엄마에게 놀이기구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말하는 것을 들었다. 아빠는 나에게 다른 놀이기구도 타보게 하려고 일부러 혼자서 놀이기구 타는 모습을 보여주신 것 같았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라도 놀이기구 열심히 타서 자유이용권 본전 뽑았다고 다행이라 하셨다. 결론은 오늘 로봇랜드에서는 아빠가 제일 신난 하루였다.


-2022.7.20 로봇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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